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두 달치 이자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카카오뱅크가 시행하고 있는 ‘한 달치 이자 면제’보다 파격적이다. 금융당국에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본격적인 대출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보다 더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토스뱅크가 다음달 출범하면 인터넷은행 간 대출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신용 하위 50%에 두 달치 이자 환급

토스뱅크 출범 앞두고…"카뱅보다 파격" 케이뱅크의 승부수
케이뱅크는 16일 중·저신용 고객에게 두 달치 이자를 돌려주는 ‘대출 이자 2개월 캐시백’ 이벤트를 한다고 발표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점수 820점 이하 고객(신용점수 하위 50%)이 다음달 31일까지 대출받은 뒤 3개월째와 12개월째 이자를 납입하면 다음날 돌려받을 수 있다. 기존 대출 상품이 있는 사람도 해당 기간 내 대출을 추가로 받으면 신규 대출 금액에 대해 두 달치 이자를 면제해 준다.

이벤트가 적용되는 상품은 신용대출과 비상금대출, 신용대출 플러스, 사잇돌대출 등 네 가지다. 고신용대출과 중저신용대출이 통합된 신용대출을 받았어도 신용점수 820점 초과 고신용자는 이벤트 대상에서 제외된다.

케뱅에 앞서 카뱅은 지난 6월부터 한 달치 이자를 면제하고 있다. 처음에는 7월 9일 신청분까지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가 다음달 9일까지 이자 면제 조치를 연장했다. 지난달에는 별도 중·저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플러스대출을 출시하고, 고신용대출 한도를 7000만원에서 중신용플러스대출 한도와 같은 5000만원으로 끌어내리면서 중·저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뱅크 출범…경쟁 가열되나

하지만 당국에 제시한 연말 목표치에 비하면 카뱅과 케뱅 모두 아직 갈 길이 멀다. 케뱅의 6월 말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15.5%로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연말 목표치(21.5%)에 못 미친다. 카뱅도 6월 말 10.6%에서 지난달 말 12.4%로 소폭 늘렸지만, 연말 목표치인 20.8%에 비해서는 크게 모자란 상황이다. 케뱅 관계자는 “이미 고신용대출 자산을 충분히 확보해 당분간 중신용대출에 집중할 수 있는 카뱅과 달리 케뱅은 이제 막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고신용대출과 중·저신용대출을 모두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다음달 출범하는 것도 카뱅과 케뱅이 서둘러 중·저신용자 확보에 나서는 배경이다. 토뱅이 제시한 연말 목표치(34.9%)는 카뱅과 케뱅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토뱅은 최근 연 2.0%의 수시입출금식 통장 출시를 발표하면서 급격한 자산 성장을 예고한 상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일단 상환 능력이 충분한 중·저신용자를 최대한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토뱅이 출범한 이후에는 더 많은 마케팅 부담이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결국 인터넷은행들은 기존 중신용대출 고객 한도를 늘리는 방향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저축은행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다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사람은 매우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