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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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는 파리바게뜨 가맹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시작된 파업이 타 지역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여 자칫 진열대가 텅텅 비는 매장이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일부 가맹점주는 답답한 마음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문까지 올렸지만, 직접 요구를 하기 어려운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이라 뾰족한 해결책이 곧바로 나올 수 없는 실정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대구·강원 원주 등 일부 파리바게뜨 매장에서는 제품 수급 문제로 진열대가 비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2일부터 SPC그룹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 여파다. 인근 지역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물품을 제때 받지 못하며 몇몇 매장은 진열대가 빈 탓에 소비자 발길도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파리바게뜨지회가 물류 노선 증·배차 합의 이행을 요구하면서 운송 거부 파업에 돌입한 게 발단이 됐다.

이번 파업은 앞서 올 6월부터 불거진 배송 기사 간 갈등에서 시작됐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은 업무시간 단축을 위해 소속 운수사 측에 증차를 요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배송 코스 변경이 불가피해지자 한국노총 소속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이 이견을 보이며 대립했다. 운수사는 양 노조 요구사항을 반영해 배송 코스를 제시했지만 민주노총 화물연대 측이 "배송 코스가 특정 노조에 유리하다"며 결국 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SPC(파리바게뜨)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앞에서 '조합원 집단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SPC(파리바게뜨)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앞에서 '조합원 집단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의 글도 등장했다. 광주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지난 14일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A씨는 청원글에서 "최근 광주지역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이 10일이 넘도록 불법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아침 일찍 도착해야 할 식재료들이 오후 늦게 도착하면서 팔지 못하고 폐기하는 물품들이 늘어나고 점포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른 물류센터로까지 연대파업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어 전국 3400여 개 가맹점포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이미 경영환경이 최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광주 지역에서 시작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 파업은 전국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광주 지역은 물론 수도권 지역에서도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PC그룹 관계자는 "가맹점주와 본부가 배송 직원들을 투입하고 외부에서 차량을 섭외하는 방법 등을 통해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