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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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국내 기업 매출이 20%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증가율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5년 후 최고치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움츠러든 기업 실적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호텔·외식업체는 전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업종 별로 회복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HMM 매출 111.4%↑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올해 2분기 기업 매출은 작년 2분기와 비교해 18.7% 늘었다. 2분기 매출 증가율(전년비 기준)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 매출 증가율은 코로나 충격으로 작년 1~4분기에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 7.4%로 반등한 직후 상승폭이 커졌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2020년 말 외부감사법인 3755개를 추려 집계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매출이 각각 24.3%, 12.4% 늘었다. 올 1분기와 비교해 매출 증가율이 각각 13.9%포인트, 9.1%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철강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을 비롯한 금속제품업체들의 매출액은 작년 2분기 보다 40.3%로 불었다. 포스코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8조2925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33.3% 불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제품가격이 치솟은 석유화학업체 매출도 33.6%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에 매출 11조1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9% 증가했다. 물동량이 급등하자 해운사를 비롯한 운수업체의 매출은 35.8% 증가했다. HMM은 매출 2조9067억원으로 111.4% 늘었다.

호텔·외식업체 이익률 -4.1%

실적 외형이 불어난 것은 물론 실속도 챙겼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은 전분기(6.4%)보다 1%포인트 상승한 7.4%로 집계됐다. 2018년 2분기(7.7%)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1000원을 팔면 64원을 벌었다면 2분기에는 74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9%로 전분기보다 3.5%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은 5.4%로 0.6%포인트 올랐다.

전기전자·기계업체 영업이익률이 전분기보다 3.6%포인트 오른 11.8%로 상승했다. 2분기 반도체 수출액이 작년 2분기보다 28.9% 늘어난 동시에 D램(DDR4 8GB 기준) 가격이 올 2분기 개당 평균 3.8달러로 작년 2분기보다 0.5달러 상승한 결과다. 운수업체도 4.7%포인트 오른 11.8%를 기록했다. 2분기에 글로벌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작년 동기 대비 265.7% 상승한 결과다.

기업 실적이 불어나면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올 2분기 말 86.6%로 전분기 말보다 3.3%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해운사를 중심으로 제조업체의 실적이 괄목할 만큼 늘었지만 호텔·외식업체(숙박·음식업종)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코로나19의 충격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이들 업체의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4.1%를 기록했다. 1분기(영업이익률 -3.6%)에 이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채비율은 223.2%로 200%를 큰 폭으로 넘어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