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4060세대를 제치고 백화점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쓰는 VIP 고객층으로 등극했다. 전체 인구의 26.4%에 불과하고 소득 수준과 자산이 기성세대에 못 미치지만 자신을 위한 투자에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여는 20·30대가 고가품 신(新)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통기업과 금융권은 마케팅 타깃층을 기성세대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전면 전환하고 있다.
2030이 백화점 VIP…쇼핑파워 세대교체
13일 한국경제신문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와 공동으로 2016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의 카드 결제 데이터를 연령대와 소비 유형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2030세대의 ‘머니 파워’가 여실히 드러났다.

5년 전만 해도 백화점에서 10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층 가운데 4060 여성 비율이 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30 여성(25%), 4060 남성(20%), 2030 남성(17%) 순이었다. 4060세대(58%)가 2030세대(42%)보다 16%포인트 높았다.

올 상반기엔 2030 여성이 29%를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섰다. 4060 여성(26%), 2030 남성(25%), 4060 남성(20%)이 뒤를 이었다. 2030세대(54%)가 4060세대(46%)를 앞지른 것이다.

20대 남성이 존재감을 확 키웠다. 지난 5년간 20대 남성의 100만원 이상 백화점 이용 건수 증가율은 300%에 달했다. 전체 평균 증가율(106%)의 세 배 수준이었다. 5년 전만 해도 백화점 이용건당 결제금액이 가장 큰 고객군은 60대였는데 올 상반기 2030 남성으로 바뀌었다. 2030세대는 골프와 가전제품에서도 큰손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소비자분석연구소장)는 “플렉스(과시 소비)와 ‘명품 하울(개봉 모습과 사용후기 등을 찍는 영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구찌가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가상인간 ‘로지’가 광고시장을 휩쓰는 등 기업의 MZ세대 마케팅이 점점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