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돈이 이동한다.’

신한은행이 2019년과 2020년 추석 연휴 전 1주일의 계좌 출금 및 이체 데이터를 조사해 비교해본 결과다. 코로나 시기인 2020년에 사람들은 연고지로의 이동을 자제했고, 부모님께 용돈을 보내는 경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1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눈치코치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경제 및 금융 활동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사회 변화를 공유하고자 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과 2020년 추석 연휴 전 1주일 동안의 유동성 계좌에서 발생한 현금 출금, 이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돈이 '어떻게' '얼마나' '언제' '어디에' 쓰였는지 살펴 봤다.

2020년 추석 전 1주일의 출금 횟수는 2019년에 비해 18% 줄었고, 전체 출금 금액도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좌이체를 통한 돈의 이동 횟수는 8%, 이체 금액은 3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 내국인 소비 현황에서도 2019년과 2020년의 차이는 극명했다. 2020년 추석연휴를 포함한 7일간의 연고지역에서의 신한카드 결제 횟수와 금액은 2019년보다 각각 31%,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의 1건당 현금 출금 금액은 2019년보다 14% 늘어난 47만원을 기록했고, 이체 1건당 금액은 55만원에서 66만원으로 20% 증가했다. 고향에 방문해 직접 추석관련 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현금 선물과 이체로 갈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이체 메모로 분석한 결과 '엄마추석' '엄마추석 용돈' '시댁 추석' 등의 부모님 관련 키워드가 2019년 27%에서 2020년 4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추석선물' '추석비용' 등의 '추석'관련 키워드를 메모한 사람은 54%에서 44%로 감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020년 추석의 경우 현금 출금은 감소하고 이체는 증가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고향으로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가 명절 쇠는 풍속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 돈과 관련된 데이터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