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현대차 트레일러 드론 시연을 촬영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현대차 트레일러 드론 시연을 촬영하고 있다.
8일 ‘2021 수소모빌리티+쇼’가 열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물류 모빌리티(이동수단) ‘트레일러 드론’이 움직이자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트레일러 드론은 2대의 차대(e-보기) 위에 트레일러를 얹은 미래 운송수단이다. 수소를 원료 삼아 움직이며, 무인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 드론이 전시장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를 돌자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져나왔다. 관람객 사이에 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발표자에게 “트레일러 드론이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할 수 있다는 특징에 대해 추가로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서는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SK·포스코·현대중공업·두산·효성·코오롱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수소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미래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SK그룹은 SK E&S의 수소 사업 청사진을 집중 소개했다. SK E&S는 약 5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인천에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2025년 친환경 수소의 대량 생산 체제를 가동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만 연 28만t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해 공급하는 세계 1위 친환경 수소 기업이 된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공법을 활용한 수소환원제철소 모형을 선보였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의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차세대 공법이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현재 고로(용광로) 중심의 조강 생산 방식을 100% 수소환원제철공법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수소 밸류체인으로 구축되는 수소 사회 생태계를 전시했다. 수소 사회 생태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오라마(축소 모형물)와 실제 개발 중인 수소 운반선, 수소탱크, 수소연료전지 건설기계 모형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두산그룹 전시관에서는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수소생산 연료전지시스템 ‘트라이젠’이 주목을 받았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두 시간 동안 비행이 가능한 수소 드론도 공개했다. 효성은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3차원(3D) 영상과 모형 등을 통해 전시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그룹 총수들은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수소 기술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정 회장에게 “내연기관 트럭이 전부 수소 트럭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했다.

박상용/배정철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