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미니 콘셉트카 ‘비전 어바넛’
BMW 미니 콘셉트카 ‘비전 어바넛’
다임러 폭스바겐 포르쉐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6일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IAA 모빌리티 2021’에서 던진 미래차의 화두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이었다. 지향점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것 없지만, ‘전환 속도’와 ‘물량’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면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전환 속도가 생명

벤츠 "내년 모든 차급에 전기차"…폭스바겐 "4년내 테슬라 제친다"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 다임러는 내년부터 모든 차급에서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모빌리티(이동수단)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무엇보다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모든 세그먼트(차급)에 전기차 배터리 옵션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2025년까지 모든 모델에 적어도 하나는 전기차로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다임러는 2025년에 3개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설계구조)를 선보일 계획이다. 2030년에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다임러는 이번 모터쇼에서 주력 모델인 중형급 세단 E클래스의 전기차 버전 ‘뉴 EQE’를 공개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토대로 설계돼 E클래스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실내공간은 넓어졌다. 4도어 쿠페 스타일로 전체적으로 벤츠의 앞선 전기차 세단인 EQS와 닮았다. 후륜구동 기반의 EQE350이 기본 모델로 90㎾h 배터리가 장착됐다. 1회 충전하면 최대 660㎞를 주행할 수 있다. 32분 이내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며 15분 충전으로 최대 250㎞까지 달릴 수 있다. 내년 여름에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임러는 벤츠 AMG EQS 53 4매틱(4륜구동)도 공개했다.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AMG에서 처음 나온 전기차여서 관심이 쏠렸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3.4초에 불과하다. 독일의 대표 스포츠카 제조업체 포르쉐는 전기 스포츠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포르쉐 측은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아우디는 대형 세단 A8의 미래 모습을 담은 순수 전기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를 공개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췄으며 최고 710마력, 최대 토크 97.8㎏·m의 주행 성능을 낸다. 1회 충전 시 약 750㎞를 주행할 수 있다. 르노는 신형 메간 E-테크 전기차와 도심형 이동수단으로 설계한 모빌라이즈 리모를 공개했다.

자율주행이 핵심 경쟁력

폭스바겐 소형 전기 콘셉트카 ‘ID.라이프’
폭스바겐 소형 전기 콘셉트카 ‘ID.라이프’
세계 2위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은 전기차보다 자율주행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동차 업계의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전기차가 아니라 자율주행차”라고 강조했다.

미래차 경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디스 CEO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었다”면서 “자율주행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5년 폭스바겐을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업체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BMW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 ‘iX5 하이드로겐’을 처음 공개하고 수소전기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했다. 5세대 BMW e드라이브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370마력을 발휘한다. 2개의 탄소섬유 탱크로 6.23㎏의 수소를 채울 수 있으며, 완충 시간이 3~4분에 불과하다.

뮌헨 특별취재=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