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20만원·3개월 이상 카드 할부 결제 대상
법률검토 및 공정위 유권해석…소비자 피해 구제 작업 착수
8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에서 가입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DB

8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에서 가입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경DB

금융감독원이 이커머스에서 신용카드 할부로 머지포인트를 결제한 소비자에 대한 할부항변권 적용 여부를 본격 검토한다. 머지포인트 사태에 대해 할부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법상 요건을 따져보고, 적용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피해 구제 작업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할부로 이커머스에서 머지포인트를 결제한 사례에 대해 할부항변권이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할부항변권 적용 관련 법적 구성요건, 법률 검토를 거친 뒤 공정거래위원회 유권해석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부항변권은 구입한 상품·서비스를 약속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 남은 할부금 납부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다. 이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등에 규정된 소비자의 기본 권리 중 하나다. 금액이 20만원 이상이면서 기간 3개월 이상 할부 결제 시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지급하지 않은 할부금은 카드사가 소송 등으로 가맹점에서 받게 된다.

금감원은 할부항변권 법적 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법률검토를 진행한 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을 계획이다. 할부항변권 적용 관련 법적 구성요건은 △할부 계약이 불성립·무효인 경우 △할부 계약이 취소·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 △재화 등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소비자에게 공급되지 아니한 경우 △할부거래업자의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할부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등이다.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 모습. 사진=한경DB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최근 머지포인트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금감원 측에 할부항변권 행사 관련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머지플러스 측은 사태 초기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매 금액의 90% 환불 조치를 약속했으나, 최근 급작스럽게 환불 잠정 중단을 내리면서 소비자 불안을 키웠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서 11번가가 최초로 전액 환불 조치를 내렸으나, 이외 업체에서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는 피해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은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의 영업 실태가 온전치 못한 만큼, 금융사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 구제 조치를 최대한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현재 100만원 이상의 머지포인트 카드 결제 구매 사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월 100만원의 이용 한도를 초과한 상품권 구매가 발견될 경우 소비자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머지플러스와 제휴한 카드사, 핀테크 업체 등에 대해서도 실태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태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머지플러스가 소비자 구제책을 마련할 상태가 아닌 만큼 금융감독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금융회사와 연관된 부분 중 조정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 소비자 구제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영업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2018년부터 미등록 영업을 하면서 대형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는 등 공격적 행보로 규모를 키워온 머지포인트는 약 10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바 있다. '20% 할인'을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를 앞세웠던 머지포인트의 현기준 발행액만 1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게 업계 추정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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