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3.6%↑ 12년來 최대폭…수출 2%↓ 1년만에 하락
홍남기 "8개 선진국 중 회복속도 가장 빨라"…한은 "3,4분기 0.6%씩 성장하면 올해 4% 가능"
한은 "3분기 코로나 재확산 부정적 영향 과거 확산기보다 상당히 적은 수준"

지난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강한 민간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0.8%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까지 실적을 바탕으로, 3분기와 4분기에 각 0.6% 정도만 성장하면 올해 연간 4.0%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8%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7월 27일 공개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p) 상향조정됐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작년 1분기(-1.3%)와 2분기(-3.2%)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2.2%),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까지 4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강한 소비 회복에 2분기 경제성장률 0.8%…속보치보다 0.1%p↑(종합)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회복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의류 등)와 서비스(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소비가 늘면서 3.6% 증가했다.

이 같은 분기 성장률은 속보치(3.5%)보다도 0.1%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2009년 2분기(3.6%) 이후 12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올해 1분기(1.2%)와 비교해도 회복세가 더 뚜렷해졌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민간소비 증가 배경에 대해 "2분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코로나 확산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음식점, 문화·오락 등 대면 서비스 부문 소비가 증가세로 반전한 영향"이라며 "그동안 억눌렸던 펜트업 소비(지연소비·보복소비)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은에 따르면 2분기 민간소비 절대 규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의 98% 수준으로, 아직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2분기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9% 늘었고, 설비투자 역시 운송장비 위주로 1.1% 성장했다.

정부소비 증가율은 속보치와 같았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속보치(0.6%)에서 0.5%포인트나 뛰었다.

그러나 수출은 자동차,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수출은 작년 3분기(16.3%), 4분기(5.3%)와 올해 1분기(2.0%)를 거치면서 기저효과 등이 사라져 갈수록 증가율이 낮아지더니, 결국 2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수입의 경우 1차금속, 화학 제품 등이 늘면서 증가율(2.8%)이 1분기(2.9%)와 비슷했다.

2분기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모두 속보치와 같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1.6%포인트(p)인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은 -1.7%포인트로 분석됐다.

민간소비가 2분기 성장률을 1.6%포인트 끌어올렸지만, 순수출은 성장률을 1.7%포인트 깎아내렸다는 뜻이다.

정부 지출은 성장률을 0.7%포인트 높였다.

업종별 성장률은 ▲ 서비스업 2.1%(속보치 1.9%) ▲ 건설업 -1.3%(-1.4%) ▲ 제조업 -1.3%(-1.2%) ▲ 농림어업 -12.7%(-13.6%) ▲ 전기가스수도업 -4.1%(-3.5%) 등이었다.

서비스업 가운데 특히 운수업은 항공운송을 중심으로 9.7%(속보치 9.3%)나 늘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분기보다 2.4% 증가했다.

배당 수입을 중심으로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개월 사이 7조원에서 9조5천억원으로 늘면서 명목 GNI 증가율이 명목 GDP 성장률(1.9%)을 웃돌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0.1% 늘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6조3천억원에서 8조8천억원으로 불었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5조1천억원에서 10조9천억원으로 커지면서 실질 GDP 성장률(0.8%)을 밑돌았다.

2분기 총저축률은 35.8%로 직전분기보다 1.7%포인트(p) 떨어졌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2.2%)보다 최종 소비지출 증가율(5.0%)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같은 기간(2020년 2분기)보다 1.6% 상승했다.

2020년 2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 오르는 추세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내수 디플레이터가 2.8%나 올랐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중심으로 2분기 경기 회복의 힘이 당초보다 강했음을 보여줬고 대부분의 주요국 2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글로벌 경제규모 10위권 내 8개 선진국 중 가장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4차 유행의 영향을 받은 3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신 부장은 "7월 산업활동동향이나 카드사용액, 7∼8월 통관수출, 소비자·생산자 체감경기 지표 등을 보면 3분기 코로나 재확산과 거리두기의 부정적 영향은 음식점, 문화·오락 서비스업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며 "하지만 부정적 영향의 폭은 과거 확산기보다 상당히 적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허가면적, 수주액, 자본재수입 등 관련 통계를 보면 하반기 건설투자가 개선되고 IT 중심의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7∼8월 높은 증가율과 주력상품의 양호한 실적으로 미뤄 3분기 수출도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