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4500명의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국내 민간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 첫 사례다.

현대제철은 1일 자회사인 현대ITC(당진+순천)·현대ISC(인천)·현대IMC(포항) 등 3사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현대제철의 사업장이 있는 각 지역의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자회사들이 직고용을 계획한 전체 인력 규모는 약 7000명이다. 이번엔 현대ITC 약 2700명, 현대IMC 약 900명, 현대ISC 약 800명 등 총 4500명이 현대제철 자회사에 합류했다. 채용 대상 인원의 60%에 달한다.

비정규직 협력사 직원에서 현대제철 자회사의 정규직이 되면서 이들 직원의 임금과 근로조건은 크게 향상됐다. 현대제철 정규직의 60% 수준이던 임금은 80%까지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에서 제공하는 현대차·기아 차량 할인과 의료비, 학자금 지원 등 복지 혜택도 받게 된다.

자회사 출범은 마무리됐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00여 명은 지난달 23일 당진공장 제철소 통제센터를 기습 점거한 뒤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불법점거 농성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한편 자회사 정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회사들이 빠르게 안정되고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더욱 확대해 지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