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 수요 증가에 상반기 역대급 실적…하반기 전망은?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기준금리 인상,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까지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19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1336억원)보다 44.9% 늘어난 수치다. OK(1483억원, +53.8%), 한국투자(383억원, +20.1%), 웰컴(707억원, +18.2%), 페퍼(372억원, +313.3%) 등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두자릿수 이상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총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69곳의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증가했다. 특히 상상인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의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 4억원 적자를 본 상상인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44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50억원에서 201억원으로 증가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 현상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저축은행들의 실적 개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중금리 대출 관련 이자 수익이 대거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을 죈데 따른 풍선효과도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실제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대출채권 자산은 총 9조7631억원으로 작년 말(9조975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1조8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9조8351억원의 총자산을 기록한 OK저축은행도 최근 총자산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올 하반기에도 ‘대출 호황’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 대출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 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봉 이내로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더 센 대출규제가 나오지 않더라도 저축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21.1% 이내로 관리해야 되는데,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상반기에 이미 이 비율에 근접하게 도달한 곳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지난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20%로 떨어진 점도 저축은행 입장에선 ‘악재’다. 조달비용이 오르고 저신용자 대상 대출 이자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출채권을 매각한 다음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형태로 대출 영업을 이어갈 순 있다”며 “이럴 경우 ‘21.1% 룰’ 한도를 이미 다 채운 저축은행이라도 하반기에 계속 대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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