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마지막해인 내년까지 확장재정을 펴면서 총지출 600조원, 나랏빚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문 정부 5년간 지출은 400조5000억원에서 604조4000억원으로 203조9000억원, 빚은 660조2000억원에서 1068조3000억원으로 408조1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총지출 증가폭(203조9000억원)에 비해 나랏빚 증가폭(408조1000억원)이 두배 이상 크다. 이는 지출과 채무가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지출 증가폭이 빚 증가폭보다 작은 이유
총지출은 1년간 정부가 집행하는 재정의 총량이다. 558조원의 올해 본 예산은 연말까지 쓰도록 돼있다. 내년 예산으로 발표된 604조4000억원의 예산도 마찬가지로 내년이라는 기간을 한정해 사용되는 것이다. 시간이 한정돼있는 유량(flow)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 지출 증가율이 8.3%로 계산되지만 근본적으로 올해 예산 558조원과 내년 예산 604조4000억원 간에는 겹치는 부분이 없다.

반면 국가채무는 이와 성격이 다르다. 올해 낸 빚은 갚지 않으면 내년에도 남아있게 된다. 총량이 누적되는 저량(stock)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산안에서 발표되는 국가채무 수치는 정확히는 해당 연도의 연말까지 누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채무의 총량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는 956조원으로 표시돼있지만 올해 채무가 956조원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연말까지 계획대로 빚을 낼 것을 가정한 전망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올해 국가채무는 956조원이다'라는 문장보다는 '올해 국가채무는 9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쓰는 게 정확하다. 참고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편성하면서 올해 채무 전망치는 965조3000억원까지 높아졌다.
빚으로 치환되는 적자
文정부 5년…지출 200조원 늘 때 빚은 400조원 치솟은 까닭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나랏빚 증가량과 연관이 더 깊은 지표는 연도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다. 국가채무는 써야할 곳은 많은데(총지출 예산안), 들어올 돈(총수입 예산안)이 적을 때 발행하는 것이다.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재정지표에서 적자를 표시하는 방식은 두가지가 있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다. 통합재정수지는 총지출과 총수입의 차이로 보면된다. 관리재정수지는 여기에서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를 제외한 것이다. 국가채무와 연관이 더 깊은 것은 관리재정수지다.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는 대체로 플러스이지만 이를 다른 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기금 누적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것이 보통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18년 10조6000억원에서 2019년 54조400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작년엔 112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2차 추경까지 126조6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의 적자 폭은 94조7000억원으로 전망됐다. 5년간의 관리재정수지 적자의 합은 398조3000억원에 이른다.

2017년말 660조5000억원이던 국가채무가 2022년말 1068조3000억원까지 400조원 이상 늘어나는 동안 비슷한 숫자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적자성 채무 비중 56→65%
채무 총량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채무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가채무는 적자성 채무와 금융성 채무로 구분된다. 적자성 채무는 흔히 생각하는 나랏빚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갚아야한다. 하지만 금융성 채무는 채무에 대응하는 기금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적자성 채무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국가채무 중 적자성 채무 비중은 2017년 56.7%에서 지난해 60.6%로 증가했다. 올해는 63.8%, 내년엔 65.0%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