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 영향으로 7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감소했다. 경기 회복세가 감지된 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대면업종의 타격이 특히 컸다. 다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에 대해 “이전 (코로나19) 확산기에 비해 감소 폭이 확연히 줄었다”고 평가했다.
델타 충격에…7월 생산·소비 동반 뒷걸음질

대면 업종 피해 두드러져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 7월 전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전월 대비 0.5% 감소한 112.1(2015년=100)을 기록했다. 지난 4, 5월 각각 -1.3%, -0.2%를 기록했던 산업생산은 6월 1.6% 증가하며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음식·숙박·여가 등 대면 서비스업종의 감소폭이 컸다. 같은 달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은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올 들어 매달 증가세를 보이다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업 생산이 5.2% 줄었다. 주류 및 음료 판매업은 -5.5%, 숙박업은 -1.5%를 기록했다. 예술 등 여가 관련 서비스업(-10.6%)과 스포츠·오락업(-3.7%)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7월 초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4차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면서비스업 생산 감소에는 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이 반영됐다고 판단된다”면서도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 0.2% 증가하는 등 경기가 우려한 것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제조업 중에선 자동차 생산이 3.9%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는 1.6% 늘어 전체 광공업 생산은 0.4% 증가했다.

경기 불안 심리로 소비도 위축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행정 분야의 생산은 크게 감소했다. 7월 공공행정 생산은 8.3% 감소해 2013년 3월(-9.8%) 후 8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통계청은 7월 백신 구매 관련 지출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공공행정 분야 생산은 분기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3분기의 첫달이라 기저효과로 인해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올 2분기의 첫달인 4월에도 기재부 설명대로 공공행정 생산이 전월 대비 7.8% 감소했다. 반면 1분기의 첫달인 1월에는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119.3으로 0.6%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은 6월 1.4% 증가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뒷걸음질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에 따른 의류 판매 감소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2.7% 줄었고, 최근 공급 차질로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2.8%)도 감소했다. 설비 투자는 3.3% 증가하며 4월(3.1%)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건설기성은 1.9% 줄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101.3을 기록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한 102.6으로 집계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연속 상승하다가 7월 1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의 영향이 불가피했지만 이전 확산기에 비해 감소폭이 확연히 줄어들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경제 주체의 소비행태 변화, 학습 효과, 백신 접종 확대 등이 이번 충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향후 경기 회복과 성장률 유지의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어 심의관은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고 있어 소상공인 업황 개선 지연이 우려된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