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으로 추락한 남양유업, 소송전 휘말려
홍원식 전 회장 일가 SPA 후 '변심'
한앤코, 홍 전 회장에 거래종결 의무 이행 소송 제기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사진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사진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불가리스 코로나19 마케팅’ 무리수로 추락한 남양유업의 M&A전도 막장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오너 일가가 전격 매각을 결정,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정작 막판에 마음을 바꿔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에 ‘노쇼(계약 미이행)’로 대응하며 빚어진 결과다.

한앤컴퍼니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사진) 등 SPA 매도인들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매도인 측의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라고 한앤컴퍼니는 설명했다. 또한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한앤컴퍼니는 “M&A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선례가 생길 것에 대한 우려가 높다”면서도 “남양유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당사의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매도인이 언제든 계약이행을 결심하면 거래가 종결되고 소송도 자동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물론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 모두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남양유업의 심각한 위기상황이 조속히 극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의 피해 회복과 빠른 정상화가 홍 전 회장의 약속 이행에 달려있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사진=김병언 한국경제신문 기자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사진=김병언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앤컴퍼니 측은 거래종결을 앞두고 별안간 홍 전 회장 측이 마음을 바꿨고, 설득하려 시도했으나 끝내 실패, 소송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앤컴퍼니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이 완료돼 거래종결일정이 7월30일 오전 10시로 확정됐고, 모든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매도인은 7월29일 '거래종결일이 7월30일이라는 통지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주장의 공문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음달 아침 9시에도 당사에 사전 통보나 상의 한 마디 없이 주주총회를 거래종결 기한 이후인 9월14일로 6주씩이나 연기했고, 하루 종일 거래종결장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약 2주간 대답이 없던 홍 전 회장 측이 오너 일가를 위한 선결조건을 내세워 협상을 제안했고, 오는 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SPA 해제를 시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 측) 요구 사항이 계약상 근거나 언급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상장회사의 53% 남짓한 지분을 매매하는 주체끼리 임의로 정할 수도 없는 사안들"이라며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절체절명의 위기를 남양유업 임직원들이 타개할 때 결정적 장애가 될 만한 성격의 무리한 요청들이라 거절했다"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반면 홍 전 회장 측은 거래종결을 위한 협의 기한이 아직 남은 상황에서 한앤컴퍼니 측의 소송을 제기하고,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양유업 측에 따르면 홍 전 회장 측은 "거래종결을 위한 협의 기한이 아직 남았고,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계약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의를 제안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만 홍 전 회장 측은 "최종시한까지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홍 전 회장 측은 로펌 LKB앤파트너스(엘케이비)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상태다. 앞서 홍 전 회장은 매각 자문사로 김앤장을 선임하고 한앤코에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하지만 매수측인 한앤코도 매수 자문사로 김앤장을 선임해 양측이 소송을 걸 경우 쌍방대리를 할 수 없어 홍 전 회장이 엘케이비와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단기간에 매각에 나선 홍 전 회장 측이 과거 거래된 음식료업체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가격에 매각을 결정한 만큼 SPA 체결 이후 마음이 바뀐 것으로 풀이했다. 이를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법원까지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사진=뉴스1

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사진=뉴스1

다음은 한앤컴퍼니의 입장문 전문.
당사는 그동안 많은 기업인들과 상호 존중과 신뢰 속에서 기업인수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 분들 덕분에 창사 이래 단 한차례의 불화도 없이 27건의 경영권 거래를 원만하게 성사하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PEF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던 당사가 8월23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 매도인 측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게 됐습니다. 무거운 마음 금할 수 없으나, 이 사태를 방치할 경우 그것이 나쁜 선례로 남아 앞으로 M&A 시장에서 생명과도 같은 계약과 약속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길 것에 대한 많은 분들의 염려를 엄중히 받아들였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사의 투자자들의 지지와 격려도 있었습니다. 당사는 이번 소송에 임해 운용사로서의 마땅한 책무와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 할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변화와 재기를 염원하는 남양유업의 전 임직원들의 희망이 좌절되지 않도록 끝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당사가 위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던 경위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요컨대, 당사는 지난 몇 주간 협의와 설득을 통해 원만하게 거래종결이 이뤄지도록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매도인 측의 이유 없는 이행지연, 무리한 요구 남발,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로 인해 당사의 선의만으로는 거래종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 당사자간 수차례의 가격협상을 거쳐 본사 건물과 공장 등 영업용 부동산 및 현금가치를 반영한 매도인 측의 최종 인상안을 당사가 수용하여 3107억원의 인수가격(100% 지분 기준 약 5904억원, 시가대비 87% 프리미엄)에 주식매매계약을 5월27일 체결했습니다.

•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결국 현장 실사도 매도인의 협조 하에 예정대로 진행되고 공정거래위원회 승인도 완료돼 거래종결일정이 7월30일 오전 10시로 확정됐으며, 매도인 측은 당사가 통지한 거래종결일정 및 안건 그대로 7월 30일 오전 9시에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이사회를 7월15일에 열었습니다. 그 후에도 양측 법률 대리인들은 물론 남양유업까지 합심하여 임원선임 및 사임 등기, 상호 증권계좌 확인 등 모든 준비를 7월30일 거래종결을 기준으로 마쳤습니다.

• 그런데, 거래종결일이 임박한 시기에 당사는 매도인 측에서 별도의 법무법인을 조용히 선임했다는 사실을 우연히 접하게 됐고, 거래종결계획에 차질은 없는지 매도인 측에 확인차 문의하였습니다. 그제서야, 매도인 측은 7월29일 밤 10시경 ‘거래종결일이 7월30일이라는 통지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갑작스럽고도 이해될 수 없는 주장의 공문을 당사에 보내고는, 익일 아침 9시에도 당사에 사전 통보나 상의 한 마디 없이 주주총회를 거래종결 기한 이후인 9월14일로 6주씩이나 연기했고, 하루 종일 거래종결장소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그 날 후로 매도인 측은 당사의 계속된 문의와 설득에도 2주 이상이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 주기를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새롭게 ‘선결조건’이라 내세워 협상을 제안해왔습니다. 나아가 (8월17일 매도인 측이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과는 달리) 8월3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를 시도해 볼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 당사는 위 요구 사항들이 (1) 계약상 근거나 언급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2) 상장회사의 53% 남짓한 지분을 매매하는 주체끼리 임의로 정할 수도 없는 사안들이며, (3) 무엇보다,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절체절명의 위기를 남양유업 임직원들이 사활을 걸고 타개함에 결정적 장애가 될 만한 성격의 무리한 요청들이라 판단하여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인 측은 오늘 이 시간까지도 그러한 부당한 요구들을 철회하지 않고 거래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어 위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당사는 그동안 남양유업의 임직원과 대리점, 낙농가 등 구성원의 노력을 현장에서 느끼면서, 남양유업이 현 위기를 극복할 역량이 있는 기업임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남양유업에 대한 당사의 인수 의지에는 변화가 없으므로, 앞으로도 언제든 매도인 측에서 계약 이행을 다시 결심하기만 한다면 그 즉시 거래종결이 이루어지고 위 소송도 실질적으로 자동 종료됩니다. 매도인 측이 공언한 약속 및 계약이 이행돼 당사 뿐 아니라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남양유업이 당면한 심각한 위기 상황이 조속히 극복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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