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업계 3위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2위인 일본 키오시아 인수를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24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업계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생긴 셈이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WD가 일본 키오시아와 M&A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오는 9월 중순께 협상이 타결될 수 있고 WD의 키오시아 인수 금액은 200억달러(약 23조3000억원)를 웃돌 것”이라고 전했다.

두 업체의 M&A가 성사되면 점유율 합계는 33.4%로 상승, 1위 삼성전자(33.5%)와의 격차가 ‘무의미한 수준’까지 좁혀진다. 삼성전자를 포함, 6개 업체가 난립한 낸드 시장 구도 역시 2강(삼성전자, WD+키오시아), 2중(SK하이닉스+인텔, 마이크론)으로 재편된다. 자금과 기술을 갖춘 낸드업체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TSMC는 고객사들에 “파운드리 가격을 최대 20%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해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이수빈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