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시장서 기 못펴는 대기업들
애슬레저의 간판으로 떠오른 레깅스시장을 두고 전문의류회사와 패션대기업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애슬레저는 일상복과 운동복을 겸하는 스포츠웨어로 최근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패션 분야로 꼽힌다. 국내 패션대기업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특화된 강소기업의 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레깅스 시장서 기 못펴는 대기업들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출시된 레깅스 브랜드는 30개가 넘을 정도로 난립하는 양상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운동선수들이나 입던 스포츠의류가 대중성을 갖추면서 레깅스 입점 브랜드가 2017년 1개에서 10개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미국 일본에 이어 3위로 추산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은 2018년 7200억원에서 2019년 7560억원, 2020년 7620억원으로 6% 성장했다.
레깅스 시장서 기 못펴는 대기업들
레깅스 선발 업체들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1위 레깅스업체인 젝시믹스는 작년 109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의 555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인 안다르와 3위 뮬라웨어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30대 여성 타깃 △여성 최고경영자(CEO) △온라인 유통 중심 등의 공통점이 있다.
레깅스 시장서 기 못펴는 대기업들
레깅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삼성물산과 LF 등 패션대기업은 물론 BYC와 같은 속옷업체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성적은 좋지 않은 편이다. 패션업계에서는 가격 차이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젝시믹스는 1+1 행사로 레깅스 2장을 3만9000원에 팔 정도로 저가에 선보인다. 삼성물산과 LF는 레깅스를 5만~10만원대에 판매해 다소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레깅스회사 룰루레몬이 국내 매장 수를 계속 확장하고 있어 출혈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