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젊은층 잡기' 서비스 경쟁

배달 앱·편의점 할인 혜택은 기본
유명 레스토랑 예약 기능까지 탑재
계란프라이 등 독특한 디자인 인기
명품 사면 적립, 메타버스 전용 카드…2030 '취향 저격'

신용카드사들의 주요 마케팅 타깃층은 전통적으로 40~50대였다.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자산이 축적돼 있어 소비력이 가장 큰 세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히 ‘미래 고객’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분야에 돈을 아끼지 않고 ‘플렉스(Flex·과시)’하는 요즘 젊은 세대의 구매력은 기성세대 못지않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친밀하게 지낸 MZ세대는 가족 구성원의 소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카드들이 배달 앱, 스트리밍 서비스, 편의점 등 MZ세대가 즐겨 이용하는 분야의 할인 혜택을 기본 탑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개성이 강한 MZ세대를 위해 카드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2030세대를 잡기 위해 카드 앱 등에 간편결제뿐 아니라 게임·주문·식당 예약 등 각종 서비스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메타버스(가상환경) 마케팅에 나선 카드사들도 있다.
명품 사면 적립, 메타버스 전용 카드…2030 '취향 저격'

정기구독부터 스마트 오더까지
하나카드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하나카드 월드’를 열었다. 하나카드 월드는 하나카드 역사관과 메인 회의장, 카페테리아, 야외 콘서트장, 야외 수영장, 캠핑장 등 6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제페토 이용자의 80%를 차지하는 10대를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신한카드도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이다.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와 업무협약을 맺은 신한카드는 메타버스 특화 혜택을 담은 Z세대 전용 선불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전문가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와 함께 메타버스 활용 방안도 연구 중이다.

MZ세대는 간편함과 재미를 추구한다. 카드사들이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배경이다. KB국민카드는 정기구독 플랫폼 ‘케이빌’을 만들어 생활·도서·반려동물 등 다양한 정기구독 상품을 조회·신청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에는 100여 개 유명 레스토랑 예약 기능을 넣었다. KB국민카드는 여행 전문 스타트업 ‘트립비토즈’와 손잡고 국내외 주요 여행지를 소개해 주는 ‘티티비비’란 앱도 운영 중이다.

삼성카드는 앱에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담았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앱을 통해 스타벅스와 버거킹 등에서 주문을 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비대면 시대에 편리함을 추구하는 MZ세대 호응에 힘입어 최근 3개월간 스마트 오더 서비스 이용건수는 월 평균 10%씩 늘었다. 우리카드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소비습관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 디자인 경쟁도 치열”
플라스틱 실물 카드를 들고다니기 귀찮아하는 MZ세대도 많다. 이들을 겨냥해 신한카드는 지난해 100% 디지털 방식의 플랫폼 멤버십 프로그램인 ‘디클럽’을 선보였다. 카드 신청과 발급, 이용, 상담 등 전 과정을 ‘신한페이판’ 앱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실물카드 제작이나 배송 등에 드는 비용을 줄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확대했다. 디지털 카드 기본혜택에 더해 넷플릭스·배달의민족·쿠팡 등에서 할인해주는 디클럽 멤버십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카드사들 모두 자체 앱을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MZ세대 맞춤 혜택을 담은 카드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롯데카드의 ‘롯데백화점 플렉스 카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젊은 ‘플레스족’을 위한 상품이다. 롯데백화점·롯데아울렛 결제금액의 7%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며 넷플릭스·유튜브·스타벅스 등 MZ세대가 좋아하는 영역에서의 할인 혜택도 담겨 있다. 삼성카드의 ‘탭탭 디지털’과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언택트 에어’는 온라인 간편결제와 스트리밍 서비스 등 언택트 소비 관련 혜택을 집중적으로 담은 카드다.

MZ세대의 소유 욕구를 이끌어내기 위한 ‘디자인 전쟁’도 치열하다. 현대카드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3관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카드 디자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령 ‘배민(배달의민족) 현대카드’의 경우 계란프라이와 김 등 8종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쥬시후레시와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 등 3종의 롯데껌 디자인을 선보인 롯데카드의 ‘롤라카드’도 MZ세대 호응을 얻었다. 하나카드는 고객이 직접 자신의 모바일 카드를 원하는 대로 디자인할 수 있는 ‘나만의 카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해 MZ세대가 개성을 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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