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시 40%, 1+1 행사 등
365일 할인에 가격 착시 심각
4만원짜리 2만원대에 판매

"일부러 적정가 높게 책정하고
실제가 낮추는 눈속임 마케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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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업체들은 어떻게 연중 할인 행사를 하는 걸까.’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피자업계 ‘빅3’의 고착화한 할인 경쟁으로 피자 가격 착시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많은 할인 혜택을 주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업체들이 정상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하는 가격 전략을 쓰고 있어서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가 올여름 신메뉴로 선보인 ‘블록버스터4’ 피자 라지 사이즈의 정상가는 3만5900원이다. 도미노피자의 대표 메뉴인 포테이토 피자(2만5900원)에 비해 38.6% 비싸다. 블록버스터4 피자에 ‘트리플 치즈 버스트 엣지’를 적용하면 5000원이 추가돼 4만900원이 된다. 피자 한 판 가격이 4만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가격을 다 주고 사먹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도미노피자는 다음달 2일까지 트리플 치즈 버스트 엣지를 적용한 피자를 배달 주문하면 25% 할인해준다. 방문 포장을 하면 할인 혜택이 35%로 늘어난다. 도미노피자는 매주 화요일에는 방문 포장 40% 할인, 목요일에는 한 판 주문 시 한 판을 더 주는 행사도 하고 있다. 통신사와 연계한 제휴 할인, 배달앱 주문 할인도 있다. 한 판에 정상가 4만원이 넘는 피자의 소비자 실질 구매 가격은 대부분 2만원 중반대라는 얘기다.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도 도미노피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상가를 높게 책정하고, 할인 행사로 실제 구매 가격을 낮추는 ‘눈속임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피자헛은 도미노피자와 겹치지 않는 매주 월·수요일에 방문 포장 피자를 40% 할인 판매한다. 미스터피자는 요일별로 메뉴를 정해 ‘1+1’ 행사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피자업체들이 높은 할인율을 내건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신메뉴 출시 때마다 제품의 정상가를 올리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지적했다.

할인 행사가 365일 이어지다 보니 소비자 사이에선 피자 가격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피자는 제값 주고 사먹으면 바보’ ‘40% 할인된 가격이 진짜 정상가’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피자 주문이 할인율이 높은 특정 요일에만 몰리면서 점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무너진 가격시스템 탓에 피자업체들의 실적도 맥을 못추고 있다. 도미노피자 운영사인 청오디피케이의 매출은 2017년 2198억원에서 2019년 2041억원으로 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5억원에서 11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갑질 논란’까지 겹쳤던 미스터피자 운영사 엠피대산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별도 기준)를 내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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