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정부 지침 넘자
신규·증액·재약정까지 '올스톱'
다른 은행으로 번질지 '촉각'
농협銀, 11월까지 주택대출 전면 중단

농협은행이 올해 11월 30일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올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넘어서자 어쩔 수 없이 대출 중단에 나선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부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을 증액하거나, 재약정하는 대출을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전세대출도 신규 취급을 멈추기로 했다. 전세계약을 연장한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은 해줄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주택은 물론 주택 외 토지와 임야 등 비주택까지 포함한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다만 아파트 중도금, 이주비, 잔금에 대한 집단대출과 국가유공자에게 내주는 ‘나라사랑 대출’ 등은 계속 취급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다른 은행에 비해 유독 높았다.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 126조3322억원에서 지난 7월 말 135조3160억원으로 8조9838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증가율은 7.1%로 금융당국이 정한 연간 증가율 목표치인 6%를 넘어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가팔랐던 증가세가 하반기에 주춤할 것으로 봤지만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총량관리에 돌입한 것”이라고 했다.

주택담보대출 특성상 한 은행이 취급을 중단하면 다른 은행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농협은행의 취급 중단이 다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농협은행은 시중은행 창구가 없는 지방에 점포가 많다. 농촌 지역 소비자가 인근 대도시 시중은행 점포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거나, 2금융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 7% 넘자…농협은행 '총량관리' 돌입
금융당국은 연초 은행별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대출 항목별, 대출 주체별로 제출토록 했다. 각 은행에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한 해 5~6%가량으로 잡게 하고, 은행들은 당국에 계절별 수요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율 ‘타임 테이블’을 제시했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주재 은행 여신담당 임원 회의에선 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율이 유독 높다는 점이 거론됐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7.1%로 목표치인 6%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8.2%로 신용대출의 6.2%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집단대출 사업장 등이 많았고, 기존 고객의 신용대출 수요도 끊기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8%, 하나은행 4.1%, 국민은행 2.5%, 신한은행 2.2%로 비교적 낮았다. 대출 증가율이 유독 높았던 게 농협은행의 주담대 취급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출 중단 사태가 다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다른 은행의 경우 가계부채 증가율에 여유가 있어 ‘연쇄 중단’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추가 억제책을 예고한 가운데 ‘은행발 대출경색’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하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금융위 회의에서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훈/박진우/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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