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우군인 대만계 푸본금융그룹과 현대커머셜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갖고 있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약 5200억원(푸본 4343억원, 현대커머셜 868억원)에 인수한다. 현대카드는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요구해온 기업공개(IPO) 부담을 덜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보유하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푸본생명과 푸본은행(각 10%), 현대커머셜(4%)이 인수하기로 했다. 어피너티는 2017년 싱가포르투자청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3800억원을 들여 현대카드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계약에 현대카드가 올해까지 IPO를 마쳐 FI의 투자금 회수를 돕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쉽사리 IPO를 할 수 없었다. 잇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가 위축되면서 ‘높은 몸값’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베트남 진출도 좌절됐다.

하지만 푸본금융이 움직이며 현대카드의 고민이 해결됐다. 푸본금융은 현대차그룹과 오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현대라이프생명(현 푸본현대생명)을 출범시켰지만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대만 푸본생명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푸본금융의 이번 ‘백기사론’에 대해 “현대차그룹에 대한 신뢰와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푸본금융이 현대카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