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魔의 94% 벽' 넘었다…전기차 가격 낮아지나
값비싼 코발트 1%로 줄이고
니켈 함량 98%까지 끌어올려
전기차 배터리 용량 16% 증가

전기차 값 낮추고 주행거리 늘리고

조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에스엠랩은 코발트 함량을 1%까지 줄이고 니켈 함량을 98%까지 끌어올린 하이니켈 양극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조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에 통상 들어가는 양극재 양이 100㎏인 점을 고려하면 용량이 1600Ah 늘어나 그만큼 주행거리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행거리 증가율은 15~16%, 배터리 생산비용 절감률은 20%로 예상했다.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충전·방전 횟수가 많아져 배터리 수명이 감소하는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하는 기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는 합성할 때 소재 표면에 있는 리튬을 물로 씻어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다른 필수 원소까지 씻겨나가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 열었다

삼성SDI 책임연구원 출신인 조 교수는 2014년부터 ‘삼성SDI-UNIST 미래형 2차전지 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에스엠랩은 조 교수가 2018년 7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하이니켈 양극재를 단결정으로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다. 상용 양극재는 여러 금속 입자가 뭉쳐진 다결정 상태로 존재하는데, 이는 셀(cell) 형태 공정 과정에서 깨지거나 불순물이 생기기 쉽다. 단결정 양극재는 이런 단점이 없다. 다결정보다 배터리 수명을 최대 30%가량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엠랩은 지난해까지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틱벤처스 등으로부터 640억원을 투자받았다. 최근 450억원의 상장 전 자금유치(프리-IPO)를 성사시켰다. 내년 7월 기술특례로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98%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로 당장 국내 시장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현재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기업은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다. 이들 기업은 아직 니켈 함량이 90% 이상인 양극재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 손잡고 양극재 니켈 함량을 94%까지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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