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6의 콘셉트카.
현대차 아이오닉6의 콘셉트카.
현대자동차가 두 번째 전용 플랫폼 전기자동차인 아이오닉 6를 ‘전기차 시대의 국민차’로 만들기 위해 양산 일정을 2개월 늦추는 초강수를 둔다. 디자인을 일부 수정하고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아이오닉 6의 상품성을 강화해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이오닉 5보다 더 큰 배터리 장착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3월로 예정됐던 아이오닉 양산 시점을 연기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5~6월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초 오는 11월로 예정됐던 아산공장 2차 셧다운(가동중단) 공사가 내년 1월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전기차 생산 설비를 교체하기 위해 기존 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뤄진 1차 셧다운 공사는 지난달 마무리됐다.

현대차는 내부 공유자료를 통해 양산 시점 변경 사유로 △상품성 향상을 위한 전·후방 범퍼 및 램프 디자인 개선 △1회 충전 주행거리 확대를 위한 설계 변경 △전장(차체 길이) 증대 등을 꼽았다. 차량 전·후면은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해 범퍼와 펜더(바퀴덮개) 등을 대대적으로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은 당초 계획보다 20㎜ 늘어난다. 기존에는 중형 세단인 쏘나타(4900㎜)보다 조금 더 긴 수준으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설계 변경으로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4990㎜)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량을 과거보다 길게 디자인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배터리 용량은 72.6㎾h에서 77.4㎾h로 늘어난다. 전고(차체 높이)가 낮은 세단임에도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아이오닉 5 롱레인지(72.6㎾h)보다 용량이 커진다. 아이오닉 6의 1회 주행거리가 500㎞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빛나는 그릴도 장착 가능성
아이오닉 6에는 전면 그릴에 빛이 나는 ‘라이팅 그릴’이 적용될 전망이다. 그릴의 조명 패턴과 색깔을 통해 자율주행 기능을 쓰고 있는지, 충전 중인지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차량에 접근할 때 켜지는 웰컴 라이트 기능, 비상 경고등 기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심미적인 용도와 함께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와 소통하는 수단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지금까지 글로벌 양산차 중 이 기술이 적용된 차는 없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 냉각을 위해 공기가 오갈 수 있도록 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빛이 나는 그릴로 만들 수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 전면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적용한 라이팅 그릴을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아이오닉 6 등 전기차에 적용할 예정이지만 차량 디자인에 따라 라이팅 그릴 모델을 확대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6의 흥행을 내년 최대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나온 아이오닉 5는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첫 전기차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는 CUV다보니 ‘판매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오닉 6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중형 세단을 기반으로 한 차량이다. 상품성이 확보되면 내연기관차 못지않게 많이 팔릴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중형 세단 쏘나타가 부진해 같은 급 차량인 아이오닉 6의 흥행이 더욱 절실하다”며 “현대차가 확보한 기술을 아이오닉 6에 대거 쏟아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도병욱/김형규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