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부스 시뮬레이션 이미지/사진제공=SSG닷컴
SSG닷컴 부스 시뮬레이션 이미지/사진제공=SSG닷컴
신세계그룹 e커머스 사업을 총괄하는 쓱닷컴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예상 몸값은 최소 6조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마켓컬리, 11번가, 오아시스마켓 등이 상장 준비에 한창임을 고려하면 내년엔 e커머스 ‘대어’들이 줄줄이 증시에 상륙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쓱닷컴은 이날 국내외 증권사들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늦어도 다음달 안에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증시에 입성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쓱닷컴은 이마트가 2018년 말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물적분할로 떼어내 설립했다. 분할 이후 계열사인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해 신세계그룹의 통합 e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현재 최대주주는 이마트로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신세계(지분율 26.9%)다. 쓱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1조2941억원으로 출범 직후인 2019년(8441억원)보다 5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818억원에서 469억원으로 줄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 속에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회사는 2019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7000억원을 투자받을 때 몸값을 3조300억원 수준으로 인정 받았다. IB업계에선 쓱닷컴이 상장 과정에서 2년 전보다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유치 이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더 많은 e커머스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돼서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17조2000억원으로 쓱닷컴(3조9000억원)의 네 배가 넘는다.

쓱닷컴의 등판으로 e커머스 기업들의 IPO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는 평가다. 현재 쓱닷컴 외에도 마켓컬리(기업명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SK텔레콤 계열사 11번가, NHN 계열사 NHN고도 등이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 대부분이 조 단위 몸값으로 증시에 발을 들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유니콘 기업인 무신사 역시 잠재적인 IPO 후보로 꼽히고 있다.

증권가에선 e커머스 시장의 호황을 타고 당분간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상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지금이 기업가치를 높여 최대한 많은 자금을 확보할 기회여서다. 대규모 실탄 조달에 성공하면 IT와 물류 관련 설비 확충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생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쿠팡이 지난 3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통해 약 5조2000억원을 손에 쥐는 데 성공하면서 e커머스 기업들의 몸값 경쟁에 한층 불이 붙었다는 평가다. 쿠팡은 IPO로 확보한 자금을 대거 국내 물류센터 확충 등에 투입하고 있다.

≪이 기사는 08월13일(13: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