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소동’은 운영업체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영업한 사실이 문제가 되면서 불거졌다. 머지포인트는 2018년부터 미등록 영업을 하면서 대형 금융회사와 제휴를 맺는 등 공격적 행보로 100만 명 안팎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시정 권고를 내렸다.

머지플러스 측은 자신들의 사업이 전자금융업이 아니라 단순 상품권 발행업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금감원 요구를 받아들여 신고 절차를 밟기로 했다. 업체 측은 “스타트업이라 절차적 미숙함이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부 이용자가 제기하는 ‘책임론’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등록 영업 행위에 강제 조사권이 없고, 등록하지 않은 업체의 영업까지 전부 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사업자와 금감원에 원활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도 지역화폐 10% 할인에 막중한 부담을 지는데 신생업체가 20% 할인을 지속한다는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소비자들도 할인율만 볼 게 아니라 업체 신뢰도와 리스크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머지플러스를 참신한 유통 스타트업으로 보고 손잡았던 금융사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머지포인트 전용 신용카드(PLCC)를 연내 출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지난 6월 맺었다. KB국민카드 측은 “논란이 생길 회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상황을 지켜본 뒤 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머지플러스는 연간 회원권 가입자에게 이용료를 뛰어넘는 금액을 토스·페이코·하나머니 등의 포인트로 돌려주는 행사도 벌여왔다. 18만원짜리 연간권을 사면 지원금 5만원을 지급하고 매달 1만5000원어치 포인트까지 얹어주는 식이다. 토스와 페이코는 “머지플러스는 우리에게서 포인트를 B2B(기업 간 거래)로 대량 구매하는 관계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신용카드 할부로 머지포인트를 결제한 이용자 일부는 할부항변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할부항변권은 구입한 상품·서비스를 약속대로 받지 못할 때 남은 할부금 납부를 거부하는 것으로 법에 보장된 소비자의 권리다. 금액 20만원, 기간 3개월 이상인 할부여야 가능하다. 소비자가 내지 않은 할부금은 카드사가 소송 등으로 가맹점에서 받아내게 된다.

임현우/정소람/이인혁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