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추형욱 SK E&S 사장이 11일 ESG 경영과 ‘자상한 기업’의 성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영우 기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추형욱 SK E&S 사장이 11일 ESG 경영과 ‘자상한 기업’의 성과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영우 기자
사회=이정선 중소기업벤처부장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도입하는 기업이 급격히 늘고 있다. 애플, TSMC 등 글로벌 가치사슬의 정점에 있는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공급망 내 모든 협력업체의 동참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 생태계가 ESG 가치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여기에 소홀한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2.0’은 이런 배경에서 마련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제도다. 대기업이 보유한 강점과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자발적으로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전 자상한 기업 1.0이 기업의 상생 의지만으로 추진됐다면 자상한 기업 2.0은 ESG, 탄소중립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1위 친환경 에너지 기업 SK E&S가 지난 4월 자상한 기업 2.0 1호 기업으로 선정된 배경이다. 한국경제신문은 11일 권칠승 중기부 장관과 추형욱 SK E&S 사장을 초청해 그간의 자상한 기업 성과를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상한 기업 2.0 첫 번째 기업으로 SK E&S가 선정된 이유는.

권 장관=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국내 1위이자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중소기업의 탄소중립과 ESG 경영 전환에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추 사장=SK E&S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부터 300억원의 상생협력 기금을 출연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친환경 사업,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과 관련한 사회적 가치 활동이 인정받은 것 같다.

▷ESG 경영, 탄소중립에 대한 생각은.

추 사장=SK그룹은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더구나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탄소중립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SK E&S는 수소, 재생에너지, 저탄소 LNG, 에너지솔루션 사업 등 차별화된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권 장관=이미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아 중소기업에는 매우 어렵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민간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중소·벤처기업이 탄소중립과 ESG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인센티브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그동안 SK E&S의 구체적인 성과는.

추 사장=SK E&S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에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발전을 매년 1GW씩 늘리고 있다. 또 탄소중립과 관련해 지난 2월부터 수소 드론 분야 혁신기업인 엑센스의 액화수소 드론 R&D를 지원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기술인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분야 혁신기업 씨이텍, 세움건설에도 2월부터 R&D를 지원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시급한 과제는.

추 사장=에너지 기업은 친환경성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한국은 국토가 좁고, 기후환경이 재생에너지에 유리하지 않다. 수소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한편 친환경 화석연료인 LNG를 일정 부분 가져가면서 CCUS 기술을 활용하는 게 적절하다.

권 장관=중소기업이 자체 능력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기업과 정부가 상생 차원에서 지원해줘야 한다.

▷중기부의 중점 전략은.

권 장관=현재 6개인 자상한 기업 2.0을 2023년까지 5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환경(E) 분야를 중심으로 자금 지원, 컨설팅·교육 등을 추진 중이다. 플랫폼 기업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사회(S) 측면에서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의 상생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추 사장=SK E&S도 도시가스 자회사가 있는 지역 내 사회적 기업을 선정하고 지역 문제 해결을 돕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이달 자회사들과 연계해 유망 사회적 기업 15곳을 발굴하고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기업으로서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면.

추 사장=SK E&S는 ESG 환경에 맞는 수소를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재편하고 있다. 수소 기술력을 확보하면 글로벌 에너지 패권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수소 생산기술 개발 역시 그런 취지다. 그러나 제반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연료전지발전, 액화수소 같은 ESG 관련 사업을 지원해주면 고맙겠다.

권 장관=환경문제에선 에너지가 포인트다. SK E&S가 에너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나아가 산업 생태계 전반에 ESG 경영이 자리잡게 해주길 바란다.

추 사장=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25년까지 연간 28만t 규모의 친환경 수소 생산 역량과 공급 인프라를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운영·개발 중인 2.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2023년까지 5GW, 2025년까지 7GW 규모로 빠르게 확대해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에 적극 기여할 생각이다.

정리=민경진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