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잡아라"…메타버스에 문 여는 편의점·호텔
유통업계가 ‘Z세대의 플랫폼’ 메타버스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핵심 타깃 소비자인 젊은 층이 모이는 곳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CU는 11일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CU 제페토한강점(사진)을 열었다. 편의점 중 최초다. 제페토한강점엔 한강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루프톱과 CU의 즉석 원두커피인 GET커피 머신을 설치했다. 점포 내부는 CU 자체브랜드(PB)인 헤이루 제품과 인기 상품으로 채웠다.

BGF리테일은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4개월간 메타버스 편의점을 개발했다. 제페토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점포를 만들고 집기와 상품을 메타버스에 맞게 구현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메타버스 인기 맵으로 꼽히는 교실, 지하철에도 특색에 맞는 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다음달 제페토에 서핑 호텔인 브리드호텔양양을 연다. 지난달 강원 양양에 개장한 호텔을 메타버스에서 구현해 서핑과 객실을 간접 체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화호텔은 최근 3차원(3D) 공간데이터 기업 어반베이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리조트 분야에 메타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메타버스사업을 검토 중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하반기 VCM(롯데 사장단 회의)에서 메타버스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제시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메타버스 기업 비전브이알을 인수했다. 가상현실(VR) 영상에서 사용자의 시선과 행동에 따라 주위 인물의 행동과 상황이 변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롯데는 유통업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네이버의 제페토에 입점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육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 유통 계열사 중에선 롯데홈쇼핑이 가장 적극적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메타버스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메타버스전담팀을 신설했다. 연내 모바일 방송과 연계해 소비자가 아바타로 쇼호스트와 소통하는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현재는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기존 플랫폼에 시범적으로 입점하는 수준”이라며 “메타버스 자체 플랫폼을 만들지, 점포를 어떻게 수익화할지 등을 두고 유통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