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이 올 들어 국제 LPG 가격 급등으로 잇따라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국제 가격 인상에 따라 발생한 인상 요인을 국내 가격에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가스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557억원) 대비 20% 감소했다고 지난 6일 잠정 공시했다. SK가스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한 택시 이용률 감소로 수송용 LPG 판매가 줄었다”며 “LPG 가격이 상승해 국내 LPG 업황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12억원에서 1조4062억원으로 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1 역시 LPG 업황 부진으로 1분기에 전년 동기(707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3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LPG 가격 추가 상승으로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LPG 시장 점유율은 SK가스와 E1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정유 4사가 석유화학제품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프로판을 판매한다. 하지만 비중이 극히 작아 SK가스와 E1이 책정하는 매월 공급가격이 시장의 기준가격이 된다. 두 회사가 LPG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인데도 LPG 가격과 업체 이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매일 반영되는 것과 달리 LPG는 매달 한 차례 기준가격이 정해진다.

더욱이 ‘서민 연료’라는 인식이 강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지난달 기준 프로판과 부탄 가격을 각각 t당 90달러, 95달러 올렸다. 이를 ㎏당 원화로 환산하면 100원가량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과 LPG를 들여오는 해상운임 등 유통비용이 추가된다. LPG업계는 총 ㎏당 150원가량의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SK가스와 E1은 인상 요인의 절반 정도인 ㎏당 80원 올리는 데 그쳤다. 두 회사 관계자는 “서민경제에 미칠 부담을 고려해 국내 LPG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