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롯데'의 결정판…타임빌라스 내달 문연다
“옛날 롯데를 완전히 버렸다.”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경기 의왕에 문을 여는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사진)에 대한 평가다. 타임빌라스는 매장을 빼곡히 채워 공간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롯데의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유통업계의 화두인 ‘머물고 싶은 공간’을 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변해야 산다”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계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른 ‘자연’을 점포 안에 넣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점포가 통째로 자연 속으로 들어간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잔디밭에 유리온실 마을

타임빌라스는 이달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이어 하반기 두 번째로 선보이는 새 점포다. 핵심 콘셉트는 ‘자연 친화’다. 입지부터 배산임수를 갖췄다. 앞에는 백운호수가, 뒤에는 바라산이 있다. 점포 입구로 들어간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1000㎡ 규모의 대형 광장은 천장이 유리 돔으로 제작돼 햇빛이 쏟아진다. 식당가는 백운호수를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전면에 배치했다. 점포 곳곳에 잔디광장과 야외 분수대, 식물로 채운 온실정원 등을 마련했다.

가장 파격적인 공간은 점포 뒤편의 유리온실마을 글라스빌이다. 바라산과 맞닿은 대형 잔디광장에 통유리로 된 집 모양의 글라스하우스가 흩어져 있다. 이곳엔 펫케어시설 코코스퀘어, 침대업체 시몬스 등 10여 개 브랜드의 개별 매장이 들어선다. 브랜드 매장을 3~4층 높이의 건물에 몰아넣은 한국형 아울렛이 아니라 하우스 형태의 유럽 아울렛과 비슷한 설계다.

매장을 촘촘하게 배치해 공간 효용성을 극대화하던 롯데의 전통 공식은 버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글라스빌의 건축 비용이 일반 매장보다 네 배 높지만 활용 면적은 절반도 안 된다”며 “공간을 통해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리는 유통업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변화 위해 외부 목소리 적극 반영”

글라스빌 콘셉트를 제안한 건 스타트업 글로우서울이다. 서울 익선동에서 샤부샤부 전문점 ‘온천집’ 등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을 기획 및 운영하는 업체다. 40여 년간 백화점 사업을 해온 롯데쇼핑이 외부 업체에 공간 기획을 맡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강 부회장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외부 의견을 적극 들어야 한다”는 지시였다. 서울 강남점 등 대형 점포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신세계, 더현대서울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현대백화점을 보며 롯데 내부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울렛 경험이 없는 20·30대 젊은 사원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는 등 기존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