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뛰어넘는 1조5천억원 영업익 전망…11일 4차 교섭에 '촉각'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사상 초유의 파업 위기 속에서 이번 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역대 최대인 1조5천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러한 호실적이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HMM, 파업위기 속 최대 실적 발표 임박…임단협에 영향 미칠까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오는 12일 또는 13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영업이익이 1조4천억원~1조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직전 최대 실적이었던 올해 1분기 1조193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해상운임이 급등세를 멈추지 않는 가운데 최근 물동량 증가와 항구 적체 현상이 더해지면서 HMM은 3·4분기에 1·2분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올해 총 영업이익이 5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나민식 연구원은 "항만 적체가 내륙까지 퍼진 상황에서 병목현상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워 운임이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HMM 매출액은 11조7천621억원, 영업이익은 5조6천769억원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HMM, 파업위기 속 최대 실적 발표 임박…임단협에 영향 미칠까
하지만 HMM은 이러한 호실적에도 임단협 난항으로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천200%를, 사측은 임금 5.5% 인상과 월 급여 100%의 격려금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채권단 관리를 받는 사측이 3조원이 넘는 공적자금 투입을 이유로 거듭되는 교섭에도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아 타협점은 난망한 상황이다.

노측도 최대 8년간의 임금동결과 업계보다 한참 낮은 연봉 수준을 내세우며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HMM 평균연봉은 6천800만원 정도로, 동종업계에 있는 현대글로비스, 팬오션 등보다 1천만~2천만원 낮다.

이러한 노사 갈등의 불똥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도 튀어 산업은행은 전환사채(CB) 권리행사로 2조4천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확보해 공적자금을 회수했는데도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최대 실적 발표를 앞둔 오는 11일 열리는 해원 노조(선원 노조)와의 4차 교섭에서 사측의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해원 노조는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육상노조(사무직 노조)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쟁의 조정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HMM 육·해상 노조는 19일까지 중노위 조정에 실패하면 조합원 찬반 투표로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정근 해원노조 위원장은 "선원들은 조금이라도 처우 개선을 해주길 원하지만, 사측과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회수만을 말한다"며 "직원들이 희망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만은 피하고 싶지만 물러설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