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경품이 뭐길래…'2만6000 대 1' 역대급 응모자 몰렸다 [박한신의 커머스톡]
해외여행을 못가는 만큼,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 듯 합니다. 편의점 CU가 진행한 한 이벤트의 호응 정도를 보니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한 달 동안 '썸머 플렉스'라는 이벤트를 하면서 괌, 싸이판, 푸켓, 싱가포르 해외여행권을 1등 경품으로 내걸었습니다. CU가 정한 7월 할인·증정 상품을 구매하고 포켓CU 이벤트 페이지에서 응모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방식입니다. 4차 코로나 대유행이 일어나기 전 해외여행 기대 수요가 있을 당시 시작된 이벤트긴 하지만, 이벤트 응모 결과는 미래 해외여행 보복소비 강도를 예상케합니다.

7월 한 달 간 총 4주에 걸쳐 진행된 해당 이벤트는 1주차 괌, 2주차 사이판, 3주차 푸켓, 4주차 싱가포르 순으로 이벤트가 진행됐습니다. 이 이벤트에는 △괌 3만명 △사이판 2.5만명 △푸켓 2.7만명 △싱가포르 2.2만 명 총 10.4만 명이 응모했습니다.

일반적으로 CU가 진행하는 비슷한 월 단위 이벤트 응모자 수는 평균 1만 명 수준입니다. 이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응모자가 몰린 겁니다. 1등 당첨 경쟁률은 약 2만6000 대 1에 이릅니다. 주최 측인 CU조차도 이 정도의 응모 규모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1등 경품이 뭐길래…'2만6000 대 1' 역대급 응모자 몰렸다 [박한신의 커머스톡]
CU가 내건 해외여행 경품은 하나투어의 대표 패키지 브랜드인 하나팩의 노쇼핑, 노팁 상품으로 2인 기준 3박 5일 여행 상품입니다. 항공료, 호텔(2인 1실), 식사가 포함돼 있고 여행 국가는 자가격리 면제국으로 지정 돼 있거나 지정 예정인 국가들입니다.

만약 백신 미접종 등의 이유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경우, 하나투어 370만 마일리지(유효기간 5년)로 대체 제공해 추후에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이벤트 참여자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역대급' 응모자가 참여했다는 사실은, 사회의 어떤 분출 통로가 막힌 상황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꽉 막힌 국내의 삶을 바꿔보고 싶다는 환상을 조금이나마 현실화하려는 욕구 말입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