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에 여성 임원을 선임한 상장법인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8월부터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에서 1명 이상의 여성 등기임원을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기업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영향이다. 다만 내부 발탁보다는 외부에서 사외이사를 영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상장사 女 이사 선임 늘었지만…
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에 상장법인 2246곳 중 여성 임원을 1명이라도 선임한 곳은 815개(36.3%)였다. 이는 전년 동기(33.5%) 대비 2.8%포인트 늘어난 비율이다.

1분기 말 현재 상장사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 임원은 1668명으로 5.2%를 차지했다. 1년 전(4.5%)보다 늘었지만,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적은 비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기업 이사회의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은 25.6% 수준이다.

상장사 가운데 자산가치 2조원 이상 기업은 여성 임원 비율이 크게 늘었다. 152개 기업 중 85곳(55.9%)이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선임했다. 전년 동기(30.6%) 대비 25.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상당수는 사외이사였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여성 사내이사는 2019년 1분기 말 3명에서 올 1분기 말 5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사외이사는 같은 기간 28명에서 92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업이 법 시행을 앞두고 사외이사 위주로 구색을 맞추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 내부에서 성장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는 여성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