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도꼼지락시장 상인이 근거리 배달앱 '꼼지락배송'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배송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신도꼼지락시장
대전 신도꼼지락시장 상인이 근거리 배달앱 '꼼지락배송'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배송트럭에 싣고 있다. 사진=신도꼼지락시장
대전 가양동 신도꼼지락시장은 지난해 12월 근거리 배달앱 꼼지락배송을 도입했다. 소비자와 상인이 실시간 영상통화로 물건값을 흥정하고 주문까지 할 수 있는 자체 개발 플랫폼이다.

'구독경제' 소상공인 3000명 키운다
이 앱은 도입 9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1억2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로 어려운 전통시장의 매출 회복을 돕고 있다. 자체 콜드체인(저온유통) 체계를 구축한 덕분에 대전 전역에 상품 배송이 가능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동선 신도꼼지락시장 사업단장은 “선결제 시스템을 추가 도입해 반찬, 밀키트 등 정기구독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매출이 한층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독경제란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정기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거래 유형이다. 디지털 플랫폼, 물류, 상품 구성(큐레이션)이 구독경제의 3대 요소로 꼽힌다. 신도꼼지락시장은 신선식품, 반찬 등 다양한 품목을 보유한 전통시장의 강점에 플랫폼과 물류 체계를 더한 소상공인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품목별 비중은 식품 31.3%, 생활용품 25.1%, 패션·잡화 15% 등 순으로 소상공인 주요 품목과 비슷하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구독경제 도입은 어려운 실정이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운영의 진입장벽이 높은 데다 물류, 상품 개발 등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까닭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5일 발표한 ‘소상공인 구독경제 추진방안’은 이런 배경에서 마련됐다. 온라인 역량 부족 등으로 구독경제 시장 진입이 어려운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구독경제의 기초 기반을 다지는 게 이 대책의 핵심이다. 내년까지 소상공인 3000명이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닦는 게 목표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구독경제 모델 네 가지를 정했다. ‘밀키트 모델’은 밀키트 제조·유통업체가 기획·개발·포장 등을 담당하고 소상공인은 요리법과 상호 사용권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민간 온라인 쇼핑몰에 소상공인 전용 구독경제관을 개설하고, 할인쿠폰 등 판촉 비용을 중기부가 일부 보조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선결제 모델’은 온·오프라인 연계(O2O) 기업이 미용실, 카페 등 소상공인 업소에 선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직접 운영 모델’은 전통시장·농수산조합 등 소상공인단체가 자사몰 및 물류체계 구축 등 구독경제의 3대 요소를 마련하도록 지원한다. ‘가치소비 모델’은 민간 쇼핑몰이 지역 특산물 및 소상공인 제품을 활용, 상품 꾸러미를 구성해 판매하는 게 핵심이다.

중기부는 구독경제 3대 요소에 개별 소상공인 상황에 적합한 사업을 매칭·지원하는 ‘운영’을 추가한 ‘3+1 지원 전략’도 내놨다. 소상공인이 구독경제 시장에서 자립하는 데 필요한 민간 사업체 및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구독경제는 정기 판로가 확보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