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포스코케미칼

국내 유일 양극재·음극재 생산
고로 내화물 제조업체로 출발
2010년 음극재, 2019년 양극재 진출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

전공정이 무인 자동화
축구장 20개 규모 양극재 공장
근무 인력은 80여 명에 불과
스마트 팩토리 앞세워 원가 절감
사진=신경훈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지난 2일 전남 광양시 율촌산단에 있는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공장.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가동 중인 1·2공장 뒤편 부지에서는 3·4공장 증설을 위해 지반을 다지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상영 양극재 광양공장장은 “예상보다 뼈대가 빨리 완성돼 올 연말까지 3공장 증설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공장 공사는 내년 3월에 마무리되며, 5월께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1년 포항제철소 고로에 들어가는 내화물을 시작으로 기초소재 사업에 뛰어든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배터리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양극재·음극재 사업 잇단 진출
포스코케미칼의 전신은 1971년 내화물 정비작업을 위해 설립된 포항축로다. 1994년 내화물 제조업체인 삼화화성과 합병해 포철로재로 이름을 바꿨다. 내화물은 고온에 견딜 수 있는 비금속 재료로, 쇳물이 만들어지는 고로부터 석유화학플랜트까지 다양한 산업설비에 사용된다. 포스코케미칼은 1990년대 후반부터 포스코의 철강공장뿐 아니라 석유화학, 발전소, 시멘트 등 고온 작업 플랜트의 내화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0년 포스코켐텍으로 사명을 바꾼 뒤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내화물 사업을 통해 축적한 흑연과 고온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음극재 생산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2011년 11월 세종에 2차전지 음극재 생산공장을 준공하면서 생산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선 음극재 생산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도 세계 100대 음극재 회사 중 국내에선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하다.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 종합소재업체로의 도약을 위해 2019년 또다시 도전에 나섰다. 경북 구미에서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던 휘닉스소재와 합작해 설립된 포스코ESM을 합병해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배터리에 리튬을 공급하는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에너지원으로,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 생산하는 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도 드물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마트공정으로 원가 절감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가격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원가 요소 중 하나다. 양극재를 배터리사에 싸게 공급할수록 공급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스마트 팩토리를 앞세운 자동화 공정에 주력하는 이유다. 인건비를 줄이면 양극재를 더 싼값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양 양극재 공장 부지는 16만5203㎡로, 축구장 20개 규모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생산인력을 포함해 80여 명에 불과하다. 원료 입고부터 제품 생산, 출하 관리까지 전 공정이 무인(無人)·자동화돼 있다.

대표적인 스마트 공정시스템은 ‘에어슈팅’이다. 에어슈팅은 제품 품질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현장에서 샘플 캡슐을 무작위로 채취한 뒤 파이프라인을 통해 분석실로 보내는 방식인데 30초 이내면 도착한다. 연구원들은 이렇게 도착한 샘플 캡슐의 성분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하고, 공정과 품질 개선에 활용한다.

연산 1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에 비해 광양공장 생산량은 3만t으로 세 배에 달한다. 하지만 인건비는 구미공장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원료 투입부터 생산 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과거 수일에서 48시간으로 단축됐다. 포스코의 제조, 건설, 정보통신기술(ICT) 등 전사 역량이 결집된 스마트 팩토리 덕분이다.
“2030년 시장점유율 20% 달성”
내년 증설이 완료되면 광양공장에서만 현재 생산량의 세 배인 연간 9만t의 양극재가 생산된다. 양극재 9만t은 60㎾h(킬로와트시)급 전기차 배터리 약 100만 대에 활용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글로벌 1위 수준의 양극재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4만t의 연간 생산 능력을 2025년 27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광양과 구미공장에서 16만t, 해외에선 11만t을 양산한다. 포스코케미칼은 내년부터 유럽, 미국 등 주요 거점별로 양극재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배터리 내재화와 역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는 상황에 맞춰 글로벌 생산망을 조기에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는 연산 양극재 생산능력을 40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세계 양극재 시장은 벨기에 유미코어, 일본 스미토모·니치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각사의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지 못해 뚜렷한 강자가 없다. 포스코케미칼은 양산 능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려 2030년 시장점유율 20% 목표 달성을 조기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포스코와 함께 원료 밸류체인 구축, 기술 확보, 양산능력 확대 투자를 가속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광양=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