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30년간 사용하던 주 전산 시스템인 ‘메인프레임’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디지털 전략을 강의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국민은행은 30년간 사용하던 주 전산 시스템인 ‘메인프레임’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디지털 전략을 강의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예금, 대출 등의 거래를 처리하던 은행의 주전산시스템인 ‘메인프레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국민은행이 메인프레임을 포기하고 예금과 대출 등 뱅킹 업무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가 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로 옮기기로 하면서다. 은행 앱에 새로운 서비스 하나를 도입하는 데 3~6개월 걸리는 기존 시스템으로는 빅테크와의 금융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기술담당조직인 테크그룹은 기존 IBM의 메인프레임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위해 예금, 대출 등 ‘코어뱅킹’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방안과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놓고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 우선 오는 10월 뉴스타뱅킹이 출시되는 대로 주전산시스템을 x86서버와 리눅스 등으로 바꾸기 위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銀 "뼈대부터 클라우드로"…빅테크와 금융 플랫폼 경쟁
x86서버와 리눅스 운영체제(OS) 모두 실시간으로 앱을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붙일 수 있는 클라우드 도입의 밑작업으로 분석된다. 은행 내부 별도 공간에서 대용량을 처리하는 데 특화된 메인프레임은 보안성과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앱 개선 작업을 하려면 로그인을 막아야 하는 등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는 금융 플랫폼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까닭에 다른 시중은행은 앞서 메인프레임을 포기하고 유닉스체제로 갈아탔다. 국민은행은 유닉스체제로 전환하지 않고 곧바로 리눅스 OS를 쓰는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