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57%·돼지고기 10% 뛰었는데 물가는 고작 2% 올랐다고?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식료품 가격이 크게 뛰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농장을 휩쓴 계란을 비롯한 축산물과 필수 품목으로 꼽히는 쌀 등의 가격이 작년에 비해 10~50% 높아졌다. 기름값도 계속 오르면서 얇아진 지갑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이같은 점이 반영된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5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주요 식료품 물가가 10% 넘게 뛰고 있는데 실제 물가상승률은 너무 낮게 제시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른바 체감 물가와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계란 57%↑ 돼지고기 9.9%↑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 2월(1.1%), 3월(1.5%) 등으로 점차 폭을 키우다가 4월(2.3%)에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2.6%)에는 9년 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6월(2.4%)에는 상승률이 다소 낮아졌으나 지난달 다시 2.6%로 최고치를 두 달 만에 회복했다.

지난달 주요 가격 등락품목을 살펴보면, 주요 먹거리의 가격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해 계란은 57.0%, 돼지고기는 9.9%, 쌀은 14.3% 값이 올랐다. 고춧가루(34.4%), 마늘(45.9%) 등 양념채소류와 참외(20.3%) 등 과일도 비싼 편이다. 가공식품 중에선 빵 가격이 5.9% 올랐다.

공업제품 중에선 석유류의 가격 인상폭이 두드러졌다. 휘발유는 전년 동월 대비 19.3% 올랐다. 자동차용LPG(19.2%), 경유(21.9%) 등 다른 연료도 비싸졌다. 전월세 등 집세는 1.4% 상승해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는 2.0%, 월세는 0.8%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하락해온 전기·수도·가스 요금마저 상승세로 전환했다. 올해 7월 상수도료는 2.7%, 도시가스는 0.3% 각각 올랐다. 전기료만 0.4% 하락했다.
농축수산물 반영률 7.71% 불과
이같은 주요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에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적은 2%대였다. 9년만에 최고치라고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국민들이 물가 오름폭을 주로 느끼는 농축수산물 품목의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 서비스 등 네 가지 분야로 나눠 가격 변동을 물가지수에 반영하고 있는데 농축산물의 가중치는 1000분의 77.1에 불과하다. 약 7.71%만큼만 물가지수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이는 전기수도가스(3.83%)보다는 높지만 서비스(55.15%)와 공업제품(33.31%)에 비해 낮은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폭은 9.6%로 조사됐지만 물가상승률 2.6% 중 약 0.7%를 담당하는 데 그쳤다. 공업제품은 2.8%, 서비스는 1.7% 올라 각각 0.9%씩 반영됐다. 만약 세가지 품목을 동일 가중치로 적용했을 경우엔 물가상승률이 4.5%까지 오르는 것으로 계산될 수 있다.

실제로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품목만을 고려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3.4%로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0.8%포인트 높았다. 신선식품지수는 4.7%포인트 높은 7.3%였다. 반면,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7%,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는 각각 0.9%포인트, 1.4%포인트 낮다.

물론 통계청이 이처럼 품목별로 다른 가중치를 적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통계청은 가계동향조사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실제로 각 품목의 소비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이같은 가중치를 정했다. 민감도가 높더라도 농축수산물의 가중치를 높이면 오히려 통계 왜곡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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