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원 이상 수입차 역대 최다 판매…SUV, 세단 판매 넘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줄었는데…수입차·전기차 '돌풍'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가 작년보다 줄어든 가운데 수입차, 전기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대수는 92만4천대로 작년 상반기(94만8천대)보다 2.6% 감소했다.

상반기 판매 대수는 최근 3년 평균 수준을 유지했지만, 독일 브랜드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하며 수입차와 국산차 업체 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줄었는데…수입차·전기차 '돌풍'
◇ 수입차 역대 최다 판매…외국계 3사 '부진'
국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75만6천대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대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 0.8% 줄어든 반면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 등 외국계 3사는 34.9%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는 16만7천대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시장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15%에서 3.1%P(포인트) 상승한 18.1%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브랜드의 상반기 판매 대수는 10만4천대로 작년 동기(8만4천대)보다 23.9% 증가했다.

미국 브랜드는 상반기 1만대 판매를 돌파한 테슬라와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12.3% 증가한 2만2천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일본 브랜드는 2019년 불매 운동의 여파와 닛산 철수 등으로 작년보다 2.4% 줄어든 1만72대를 판매했고, 중국 브랜드는 중국산 전기차 확대 등으로 8천100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원산지별 판매는 독일(6만5천대), 미국(4만6천대), 멕시코(9천93대), 일본(7천600대) 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보복 소비, 소비 양극화 등의 영향으로 고급차 판매도 증가했다.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평균 판매가격 4억원 이상의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 판매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765대로, 작년 상반기(553대)보다 38.3% 늘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국산차 판매 부진은 외국계 3사의 노사 갈등과 신모델 투입 부족 등의 영향이 크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거래 시장 참여 금지 등 수입산 대비 역차별에도 일부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국산차가 수입차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 줄었는데…수입차·전기차 '돌풍'
◇ 친환경차 점유율 2배 증가…세단 제친 SUV
친환경차는 작년 상반기보다 72.9% 증가한 15만7천대가 판매돼 신차 판매 점유율이 작년 9.6%에서 올해 17%로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6만6천대에서 71.4%에 증가한 11만3천대를, 전기차는 2만2천대에서 78.1% 증가한 3만9천대를 기록했다.

전기차는 수입차 위주로 시장 규모가 두배 가까이 늘어 점유율이 작년 상반기 2.3%에서 4.3%가 됐다.

전기 승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2만5천대가 판매됐고, 수입차 비중은 지난해 53%에서 올해 60%로 증가했다.

판매 금액 기준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전기버스는 전년 대비 113.5% 늘어난 363대가 신규 등록됐고, 중국산 비중도 35%에서 41%로 증가했다.

수소버스는 13대가 신규 보급돼 전기버스 대비 보급 속도가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는 4천300대로 작년 상반기 2천600대에서 66.3% 증가했다.

휘발유와 경유차 판매는 각각 7.5%, 14.1% 감소했고, 승용차 중 경유차 비중은 17.4%까지 하락했다.

다만, 최근 수요가 높은 대형 SUV는 친환경 모델 부족으로 휘발유와 경유차 비중이 31.8%로 높았다.

차종별로는 승용차 부문에서 SUV가 세단 판매를 넘어섰다.

세단은 중형 10.5%, 대형 15.3% 감소해 전체로는 11.1% 줄어든 38만3천대가 판매됐다.

반면, SUV 등 다목적차는 대형이 52.6% 늘어나면서 전체 6% 증가한 39만7천대가 판매됐다.

10년간 판매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경차는 캠핑 열풍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하며 선전했다.

상용차는 화물차와 특수차가 전기 화물차 및 캠핑카 개조 수요 증가에 따라 0.8% 증가한 14만2천대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소형 SUV, 30대는 중대형 SUV, 40대는 미니밴 및 대형 SUV, 50대 이상은 대형 세단의 선호가 높았다.

하이브리드 차는 전 연령대에서 국산 점유율이 70%대로 높았다.

전기차의 경우 30~40대는 수입차 비중 65% 이상, 50대 이상은 국산차 비중이 70% 이상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