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들이 최근 들어 까다로운 조건 없이 연 1.4~1.5% 이자를 주는 특판 정기예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반 정기예금보다 0.5%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벤트성 특별 판매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중에 풍부한 자금을 미리 끌어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기업은행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IBK 60 특판정기예금’과 ‘IBK 60 특판중금채’를 이달 말까지 한시 판매한다고 밝혔다. 총 한도는 2조원이다. 일반 개인이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금액은 1인당 최소 1000만원, 최대 5억원까지다.

이 상품의 금리는 이날 기준 최고 연 1.46%다. 시장금리와 연동되는 기본 금리에 더해 최대 0.6%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가입할 때 창립 60주년 축하 메시지를 입력하기만 하면 연 0.2%포인트를, 비대면으로 가입하고 만기 해지 때까지 종이통장을 개설하지 않으면 또 연 0.2%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0.2%포인트는 계약기간에 기업은행의 친환경 특화 상품인 ‘IBK늘푸른통장(적립식)’ 또는 ‘그린카드’를 만들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도 이날부터 농협 창립 60주년을 맞아 ‘NH 함께한 60년, 행복한 동행 예금’을 특별 판매한다. 아무 조건 없이 우대금리 0.8%포인트를 얹어 최고 연 1.4% 금리를 준다. 가입 기간은 1년으로 최소 300만원, 최대 100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이달 말까지 총 1000억원 한도로 판매한다.

앞서 부산은행도 3000억원 한도로 최고 연 1.3% 금리의 ‘BNK e-스마트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최소 100만원, 최대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기간은 1년이다.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 계좌에서 부산은행으로 30만원 이상 이체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어 역시 문턱이 낮다.

저축은행·인터넷은행에서 주로 선보이던 ‘파킹통장’도 시중은행에 등장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하루만 넣어둬도 연 1% 금리를 주는 ‘마이 WON 포켓’ 통장을 출시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청약 일정에 따라 은행 수신자금이 출렁이면서 환급금을 끌어오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