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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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14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준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지원된 금액은 약 12조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 예산으로 발표한 금액 중 2조5000억원은 집행되지 않고 다음 차수 지원금 재원으로 이월됐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2021년 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경 분석 자료에 따르면 1~3차 소상공인 지원금 예산은 1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3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새희망자금, 올해 본예산 사업을 통해 지급한 4조5000억원 규모의 버팀목자금, 1차 추경 6조7000억원의 버팀목플러스 자금 예산을 모두 더한 수치다.

하지만 이 중 실제 지원금은 발표 예산의 약 80%인 12조원 수준이다. 새희망자금은 2조8000억원만 실지급됐다. 나머지 예산은 버팀목 자금에 활용됐다. 버팀목플러스 자금 6조7000억원 중에선 2조원이 불용처리됐다. 이는 새롭게 편성한 4조22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예산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예정처는 지원 규모 적정성, 수혜 대상 인원 등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막무가내’로 예산을 짜다 보니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이 과도하게 책정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지원금이 대폭 수정되는 것도 정확한 추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상대적으로 정확한 추계를 해서 추경안을 제출하더라도 수일간의 정치적 협상에 따라 지원금 대상과 규모가 달라지면서 불용되는 예산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2차 추경안에서도 정부는 희망회복자금 규모를 3조2500억원으로 제시했으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통과된 금액은 1조원가량 늘어난 4조2200억원이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지원 금액 규모를 크게 발표한 뒤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워 지원금 부지급 결정을 해 재정을 아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일부 소상공인은 버팀목플러스 자금 부지급 처리를 재고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