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여신업계 관리 '고삐'…금리 상향 조짐
"하반기, 저신용자 대출받기 더 어려워질수도"
우대금리 줄이고, 집단대출 막고…"저신용자, 2금융서도 밀릴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목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은 우대금리와 한도 축소, 심사 강화로 신규 대출에 고삐를 죄는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손쉽게 쓸 수 있는 카드가 대출 금리는 높이고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대형 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금리는 우대금리 적용에 따라 같은 신용등급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며 "최근 보험사들이 우대금리 폭을 줄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도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지표를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일한 대출상품의 최고 금리가 최근 크게 상향 조정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한화생명의 분할상환방식 변동금리 아파트담보대출상품의 금리 조건은 올해 1월 2.87∼3.97%에서 지난달(7월) 2.70∼4.60%로 조정됐다.

삼성생명의 일반신용대출(소득증빙형) 대출금리는 실제 집행 기준으로 올해 1월 4.93%에서 6월 5.0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담보대출 고객에게 적용된 평균금리도 2.93%에서 3.03%로 올랐다.

이러한 자체 관리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생보사의 6월 말 기준 부동산대출채권 잔액은 3월 말보다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우대금리 줄이고, 집단대출 막고…"저신용자, 2금융서도 밀릴라"
제2금융권 중 상반기 대출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농협은 증가율을 5% 이내로 관리하기로 하고 지역본부에도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반기 대출액 증가분 중 수도권의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금액이 꽤 된다"며 "하반기에는 신규 집단대출은 제한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가장 주시하는 업권은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회원사와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가계대출 대책을 논의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사회와 지부장단 회의를 통해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강력하게 설파하고 있다"며 "당국에서도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는 장기 카드대출, 즉 카드론이 관리 대상이다.

카드론은 부동산보다는 자산투자 열풍의 영향으로 주식과 코인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카드는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현장 질문에 "카드사에는 차주별 DSR 관리가 적용되지 않지만 선제적으로 고(高)DSR 회원을 선별해 대출을 줄이고 있다"고 답변했다.
우대금리 줄이고, 집단대출 막고…"저신용자, 2금융서도 밀릴라"
◇ "최고금리인하에 제2금융 대출억제까지…저신용자는 어디로"
당국의 제2금융권 대출 증가율 관리에 하반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우대금리와 한도가 줄어드는 것 외에 등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조정보다는 심사를 까다롭게 해서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신용 서민과 소상공인이 제2금융권 대출 억제의 직격탄을 맞을 우려도 제기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가 금리를 더 주고서라도 자금을 융통할 수 있게 하는게 제2금융권의 역할"이라며 "가계대출을 조이면 대출 승인율이 낮아지게 될 텐데 법정최저금리 인하와 맞물려 신용점수가 낮은 서민과 소상공인은 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