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률 1∼10위, 모두 중국·홍콩 증시 관련
'규제 충격' 1주새 中 관련 ETF 폭락…개미는 '사자'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조치 여파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 중국 관련 종목이 지난주 ETF 하락률 1∼1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중국 관련 ETF를 오히려 사들였다.

◇ 홍콩 H지수 추종 ETF 15% ↓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26∼30일)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KODEX China H 레버리지(H)' ETF로 일주일 만에 15.20% 급락했다.

이어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11.85%), 'KINDEX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11.52%), 'KINDEX 차이나항셍테크'(-8.97%),' KODEX 중국본토 A50'(-8.88%), 'KODEX 차이나항셍테크'(-8.73%), 'TIGER 차이나항셍테크'(-8.73%), 'KBSTAR 차이나항셍테크'(-8.25%), 'TIGER 차이나HSCEI'(-7.67%), 'KBSTAR 중국MSCI China(H)'(-7.59%) 순으로 낙폭이 컸다.

KODEX China H 레버리지(H) ETF는 홍콩 H지수(HSCEI)의 일간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해당 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한 지수다.

텐센트·메이퇀·알리바바그룹·샤오미 등을 편입했다.

하락률이 높은 나머지 ETF 종목의 기초지수도 홍콩 증시 핵심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 상하이와 선전 증시 우량주 300개 동향을 반영하는 CSI300 등을 추종한다.

중국 주요 기업이 편입된 ETF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가 사교육 시장에 대한 초강력 규제 조치를 내놓으면서다.

중국의 거대한 사교육 시장을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의 초강력 규제가 기술, 부동산, 바이오 등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국 증시에서는 '공포 매도'가 이어졌다.

텐센트, 알리바바그룹 등 중국의 대형 기술주가 상장한 홍콩증권거래소의 대표지수인 항셍지수는 26∼27일 이틀 연속 4%대 급락했다.

양일간 중국 본토 증시에서만 4조3천억 위안(약 761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됐다.

'규제 충격' 1주새 中 관련 ETF 폭락…개미는 '사자'
◇ 개인은 "저가 매수 기회"…전문가들 "불확실성 상존"
작년 10월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주의 '설화'(舌禍) 사건 이후 본격화한 중국의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길들이기'는 지난달 초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 규제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급락하고 중국 증시도 '규제 공포'에 7월 한 달간 폭락했다.

하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급락하는 중국 관련 ETF를 오히려 대거 사들였다.

지난주 개인은 'TIGER 차이나항셍테크'를 379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이 기간 국내 498개 ETF의 종목별 개인 순매수액으로는 6번째로 많다.

가장 크게 내린 KODEX China H 레버리지(H)도 개인은 같은 기간 114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 폭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사들이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대해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들어 연이은 규제 강화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제재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어 중국 정부의 정책 의도가 명확하게 알려지기 전까지 불확실성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플랫폼 기업에 대해 영향력을 높이고 향후 공생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플랫폼 기업 밸류에이션 매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나 반등을 위한 계기가 아직 없어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