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發 금융변혁
(5) 보험업계, 설계사 세대교체 '바람'

정규직·투잡 허용 '당근'으로
MZ세대 설계사 채용 경쟁

1인 가구와 레저·여행 즐기는
젊은층에 맞춰 상담·재무설계
대형 보험대리점(GA)인 리치앤코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설계사 수는 지난달 100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56명에서 두 달 새 두 배가량 늘었다. 최근 진행한 정규직 전환형 인턴십 채용에서 젊은 층을 위한 혜택을 제시하면서 2030세대가 대거 몰려들었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무경력 비대면 설계사들에게 교육기간 동안 최대 200만원의 교육비, 3개월 차부터 최대 400만원의 정착 지원금 등 다양한 금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금융업 패러다임이 젊은 층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MZ세대 비대면 설계사를 2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계사도 2030…MZ세대 고객 잡는다

보험업계가 MZ세대 설계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설계사 중 드물었던 정규직 채용은 물론 젊은 층을 겨냥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경쟁적으로 내걸고 있다. 업무 방식도 젊게 바꾸고 있다. 금융 소비자 중 MZ세대 비중이 늘고 디지털 전환(DT)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조직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젊은 설계사 잡기 나선 GA
정규직 설계사는 보험사가 MZ세대 채용을 위해 내건 ‘당근’ 중 하나다. 대형 GA인 피플라이프는 지난해 젊은 층 채용을 늘리기 위해 GA 중 처음으로 정규직 설계사 제도를 도입했다. 정규직으로 입사하면 월 250만원의 기본급에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추가 지급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와 GA 대부분 기존에는 설계사에 한해 계약직 형태로 운영해 왔다”며 “청년 취업이 최대 이슈인 20대에게는 정규직 채용이 상당한 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투잡’이 가능한 유연한 채용을 통해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경우도 있다. 한화생명은 보험 설계사 등록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디지털 채널 위주로 활동하도록 하는 ‘라이프 MD(Life Merchandiser)’를 운영 중이다. 다른 아르바이트나 공부와도 병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대형 보험사와 GA들은 전문 연수를 통해 MZ세대 설계사를 MZ 세대에 특화된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교육 중이다. 삼성생명은 젊은 층 위주로 구성한 SPF(특별금융플래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별도의 교육을 받고, MZ세대를 주로 전담한다. 평균 연령은 27세에 불과하다.
○인력도, 업무 처리도 ‘더 젊게’
보험사의 업무 방식도 함께 젊어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데이터 관리분석 시스템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각화 포털’을 이날 구축했다.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단순히 열거하는 게 아니라 차트, 그래프 등으로 시각화한 게 특징이다. 젊은 직원들도 필요한 데이터를 자유롭게 분석, 활용하고 전체 경영 현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한라이프는 젊은 직원들이 즐기는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내에 캠핑 콘셉트의 휴식 공간 등을 조성했다.

보험사들이 변신을 시도하는 것은 MZ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혁명이 그만큼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보험 설계 및 가입 수요가 늘고, 젊은 층 니즈에 맞춘 ‘미니보험’ 등도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와 GA 대부분은 중장년층 설계사 중심으로 대면 영업에 치중해 왔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보험 설계사 중 50세 이상 비중이 48%에 달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MZ세대는 1인 가구가 많고, 정해진 틀의 삶을 살기보다 레저·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등 기존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MZ세대 채용을 통한 눈높이 영업, 업무 분위기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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