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올해 첫 분기배당 시도
금감원 "바람직하지 않아" 제동
금융계 "배당 여력 충분한데…"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호전에
빚탕감·금리인하 등 '정치금융' 우려
'실적잔치' 자제하라는 신호인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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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금융지주들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신호에 난감해졌다. 은행 계열 금융지주에 대한 배당 제한 권고를 연장 없이 종료했던 금융당국이 최근 신한금융의 첫 분기배당 시도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는 만큼 배당을 더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당국의 배당 자제령 이면에 숨겨진 더 극단적인 ‘정치금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이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넘어 빚 탕감, 대출금리 인하 등 포퓰리즘 정책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분기배당 자제도 금융사가 먼저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신호 아니겠냐”고 했다.

금융사 배당 횟수까지 간섭하는 금융당국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신한금융이 올해 첫 시행을 검토 중인 분기배당에 대해 최근 우려를 전달했다. 신한금융은 올초부터 은행권 최초로 분기배당을 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혀 왔다. 앞서 KB·하나·우리금융은 올해 반기(중간)배당을 확정지었지만 분기배당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서 있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신한금융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제 침체가 완화되는 시점에 분기배당을 하겠다고 공시한 만큼, 현재 분기배당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감독당국은 3분기에도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방침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올해 반기배당 시작으로 만족해야 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3분기 배당 여부는 당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의 배당 여력 자체는 충분하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코로나19 대비 충당금을 대폭 늘려 쌓고 일제히 자본 건전성을 확충했다. 배당 여력과 직결되는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지주별로 0.2~2.1%포인트 올랐고, 부실 여신 대비 정도를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도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성환 전 금융연구원장은 “당국이 개별 금융사의 배당 전략에 미시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건전성이 우려된다면 스트레스 테스트로 관리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A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도 “연간 총 배당성향을 유지하더라도 배당 소득자를 위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하는 것은 선진 금융사 사례를 봐도 필요하다”며 “배당 횟수를 문제삼는 것은 ‘조삼모사’”라고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의 분기배당 자제 요청을 다시 거세질 수 있는 정치금융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금융사 ‘실적 잔치’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부추겨 각종 포퓰리즘 정책의 돈줄로 금융사를 앞세울 수 있는 만큼, 금융사가 자금 여력을 ‘과시’할 수 있는 배당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는 현재 20%인 최고 금리를 10%로 낮추거나, 코로나19 피해 사업자가 은행에 대출 원금 감면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줄줄이 발의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일 코로나19 때문에 연체를 겪은 성실 상환자에게는 신용 회복을 지원하라고 당국에 지시했다.

B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가 실적을 잘 낸다는 명분으로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압박이 들어올 것이 가장 큰 우려”라며 “배당 자제도 ‘알아서 몸을 사리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금융사로서는 주주 이익도 신경 써야 하는 만큼 고민”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김대훈/이호기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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