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도 웃도는 고온에 병원균 맥못춰…작년 7월도 발병 멎어
올해 도내 6개 시·군 243곳서 발생…도, 비상근무체제 유지

불에 탄 것처럼 나무가 시커멓게 말라 죽는 과수화상병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소강 국면을 맞았다.

"폭염 덕도 보네"…충북 과수화상병 '잠잠', 이달 7건 그쳐
28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도내에서 발생한 화상병은 7건(7㏊)에 그친다.

지난 22일 제천시 백운면 농가 1곳에서 마지막 확진판정이 나온 이후 의심 신고도 없다.

지난달 확진 123건(124㏊)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달 화상병이 크게 잦아든 이유는 날씨와 무관하지 않다.

화상병 세균은 25∼29도 기온에서 왕성하게 퍼지지만, 34도를 웃돌 때 활동을 중단한다.

지난해에도 5월 16일 충주에서 첫 발병 이후 7월로 접어들면서 40여일 만에 일일 발생 '0'을 찍은 바 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최근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화상병 발생도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8월까지는 지금처럼 드물게 발생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찰과 방제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충북에서는 지난 4월 19일 충주에서 첫 화상병이 발병한 이후 현재까지 243곳(94.1㏊)의 과수농장서 확진 판정이 났다.

지역별로는 충주가 157곳(62.4㏊)으로 가장 많고 제천 43곳(14.3㏊), 음성 34곳(11.2㏊), 괴산 5곳(3.2㏊), 단양 3곳(2.2㏊), 진천 1곳(0.8㏊)이다.

충주는 15개 면(面)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했고, 괴산·단양은 첫 발생이다.

"폭염 덕도 보네"…충북 과수화상병 '잠잠', 이달 7건 그쳐
발생 농장의 과수 매몰작업은 모두 완료됐다.

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과수는 매몰하는 것 말고는 달리 대응방법이 없다.

농업기술원은 적극적인 예찰과 신속한 매몰을 통해 발병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내에서는 충주 346곳, 제천 139곳, 음성 16곳, 진천 3곳을 합쳐 504곳에서 화상병이 발생했고, 매몰처리 면적은 280.8㏊에 이르렀다.

충북도는 화상병 추가 확산을 막고자 지난 2월부터 종합대책상황실을 설치, 비상근무 중이다.

또 내년에 화상병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 일선 시·군과 함께 일찌감치 사과·배 재배농가에 '사전방제 조치 이행 행정명령'을 내리고 있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사과·배 재배 농민들은 연 1회 화상병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작업 때 쓰는 도구·장비를 소독해야 하고, 화상병 발생 농가 출입은 물론 이곳의 농자재와 잔재물 이동도 금지된다.

다른 지역의 묘목을 들여올 때는 소독 작업 내용 등을 관리대장에 기록해야 한다.

이 명령을 위반했을 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수화상병 확진 시 검사·조사·긴급매몰 등 방역에 든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

손실보상금도 감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