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임금협상 무산 땐 파업
노조, 연봉 25% 인상 요구

파업 땐 물류대란 불보듯
글로벌 해운동맹서 쫓겨날 수도
HMM 파업 강행?…안 그래도 어려운 수출물류 타격 우려

HMM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발표를 앞두고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HMM 노조가 7월 4차 임금인상 협상이 무산될 경우 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HMM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수출물류 차질 등 산업 전반의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서 HMM이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노위 조정 불발 시 파업”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HMM 노조는 28일 열리는 4차 임금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중노위 조정도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HMM 노사는 지난 6월 14일 이후 세 차례 만났지만,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HMM 노조는 연봉 25%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외부 용역을 통해 10~12%를 적정 인상안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실상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이 노조 측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산은은 HMM에 수조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에 빠진 HMM은 2018년 10월부터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산은은 HMM 주채권은행이면서, 24.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HMM 노조는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사측을 설득하고 있다. 작년부터 이달까지 141명의 직원이 퇴사했고, 이 중 해상직원이 99명에 달한다. 전체 해상 인력의 20%가 넘는 수치다.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은 HMM의 1.5~2.5배 급여를 제시하며 선원 영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시 수출기업 연쇄 피해
HMM이 파업을 강행하면 물류대란 등 산업 현장 피해가 불가피하다. 작년 말부터 국내 기업들은 운임 상승과 선박 부족으로 수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달 들어 미주 임시선박을 월 2회에서 월 4회로 증편하는 등 물류난 해소를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 와중에 HMM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의 정부 지원을 감안할 때 지나친 ‘벼랑 끝 전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산은은 한진해운이 2017년 법정관리 절차를 거쳐 파산한 이후 유일한 국적 원양 선사인 HMM의 시장 퇴출을 막기 위해 3조8000억원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또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초대형 친환경 선박 20척을 발주해 HMM 영업력 회복의 초석을 놨다.

2015년 1분기부터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HMM은 이 같은 지원을 발판 삼아 작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 1조193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고, 2분기엔 시장 예상치를 대폭 웃돈 1조5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HMM이 파업에 나서면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HMM은 지난해 4월 일본의 원(ONE), 독일 하파그로이드, 대만 양밍해운으로 구성된 세계 3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에 재등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파업 시 디얼라이언스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디얼라이언스 탈퇴는 HMM의 시장 퇴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지훈/남정민/김소현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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