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분기 연속 내려갔지만 경기둔화 속 부채감축 기조 약화 가능성
중국 2분기 총부채비율 265.4%로 하락…"우려는 여전"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급증한 부채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는 가운데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세 분기 연속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제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 등에 따르면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2분기 말 중국의 총부채 비율(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 합산)이 265.4%로 전분기보다 2.6%포인트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경기 부양이 한창이던 작년 3분기 말 271.2%로 정점을 찍고 나서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하락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부문별로는 비금융 기업 부문의 부채 비율이 지난 1분기 161.4%에서 158.8%로 내려가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정부 부문 부채 비율은 이보다 느리게 내려갔고 가계 부문은 전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유럽연합 등 서방 선진국보다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역시 작년 통화와 재정 정책을 아우른 고강도 경기 부양책을 폈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23.5%포인트 급등했는데 상승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자 중국 정부는 자산 거품 형성 등 부작용을 우려해 경기 부양 강도를 서서히 낮추고 다시 원래의 부채 감축 기조로 돌아섰다.

하지만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 속에서 중국 경제의 급속한 둔화 우려마저 제기되면서 중국 정부의 부채 감축 기조가 또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세계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이 정부가 설정한 목표인 '6% 이상'을 뛰어넘어 8%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지만 2분기에는 7.9%로 낮아지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 약화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어 중국 정부로서는 경기 회복 동력이 급격히 약화하지 않게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9일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1조위안(약 177조원)의 장기 자금을 공급한다고 발표하면서 작년 4월 이후 15개월 만에 다시 지준율 인하 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NIFD는 이번 보고서에서 "실물경제 회복이 느린 가운데 소비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인프라 투자는 저조하고 수출 증가율도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류레이(柳磊) NIFD 비서장은 중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하반기에도 총부채 비율이 다소 내려가겠지만 하락 폭은 작아질 것"이라며 "연말 총부채 비율이 263%를 기록해 연간 전체로는 8%포인트 가량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