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의 모습. /김범준 기자신세계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손잡고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거래로 스타벅스와 관련한 국내 판매 권한을 독점하게 되면서 연계한 마케팅·굿즈판매 등 본격적인 시너지 확보에 돌입할 전망이다. 또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도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세계와 GIC는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다. 스타벅스 본사(스타벅스인터내셔널)가 보유 중이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 중 이마트가 약 47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7.5%를, GIC가 나머지 지분 32.5%를 인수하는 거래다. 계약 이후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고 GIC가 32.5%를 보유하는 구조다.
계약 대상 지분 50%의 가치는 약 1조3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마트 측은 지분 확대를 통해 기존 '투자자산'으로 분류되던 스타벅스코리아를 연결기준 자회사로 직접 보유하게 된다. 이마트 입장에선 연결기준으로 스타벅스코리아의 연간 2조원 이상의 매출이 더 잡히는 셈이다. GIC는 8000억원을 투입해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30%를 확보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이다.
이마트 측은 지분 확대를 통해 스타벅스의 국내 판매와 관련된 독점 권한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 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사업은 물론 스타벅스 매장 내 자체상품(PB) 및 기획상품(굿즈) 판매 등 여러 시너지방안을 내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5월 스타벅스와 자사 야구단 쓱랜더스(SSG랜더스)와 협업한 유니폼을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스타벅스 마케팅'에 돌입하기도 했다. 그룹 보유 호텔 브랜드에서 스타벅스 음료나 굿즈를 제공하는 이벤트 등도 펼쳐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가 되다보니 그룹 내 다른 사업들과 연계하거나 독점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보다 제약없이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와 GIC 측은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의 상장(IPO) 등 회수 방안에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신세계가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와 관련된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대신 GIC 측은 일정기간 이후 상장과 관련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다. 주주 걸림돌 없이 사업 확장을 꾸릴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 신세계와 투자 회수를 고려해야할 재무적투자자(FI) GIC의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이마트 측이 GIC 보유 지분을 인수해줘야 하는 콜옵션(Call option)이나 GIC가 이마트 지분까지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등은 이번 거래에 포함되지 않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997년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설립됐다. 국내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앞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장 수만 1500개에 달하는 대표적인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9284억원, 영업이익 164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신세계 입장에선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배당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순이익의 절반 가량인 600억원씩을 주주에 배당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오프라인 커피전문점이 일부 타격을 입었음에도 '사이렌 오더(원격 주문)' '드라이브 스루' 등의 방식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IB 업계 관계자는 "GIC 역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같은 성장세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로 올해 M&A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플레이어로 뛰어올랐다. SK그룹으로부터 프로야구단을 인수(1000억원)한 데 이어 여성의류플랫폼 W컨셉(2650억원), 이베이코리아 인수(지분 80%, 3조4000억원)에도 성공했다. 올해 들어만 M&A에 약 4조3000억원을 쏟아부으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약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산지 브라질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 선물 9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파운드당 10% 이상 상승한 2.15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주에 20% 가까이 오른데 이어 추가 상승하면서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지난주 브라질 주요 커피 생산지를 덮친 극심한 서리가 원인이 됐다. 서리 피해는 커피나무에 치명적이다. 심할 경우 나무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서리 피해로 나무를 다시 심어야 한다면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브라질 정부에 따르면 지난주 발생한 서리는 15~20만 헥타르(1ha=10,000㎡)에 달하는 커피 생산지에 피해를 입혔다. 이는 브라질 전체 아라비카 농작 면적의 약 11%에 해당한다.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이번 주 후반 새로운 극지방 기단이 같은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올 들어 커피 농작물을 강타할 세번째로 강한 한랭전선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원재료 상승에 따른 커피 가격 인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세 소매업체는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커피 판매가를 인상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브라질의 카르네이로 카페 파트너인 루시안 카르네이로 멘데스는 "9월까지만 재고가 있다"며 "올해 시장 움직임에 따라 이미 세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다국적 커피 기업들의 가격 인상 여부는 미지수다. 스타벅스, 네슬레 등 세계 최대 커피업체는 서리 피해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묻는 요청을 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5060 여성복 브랜드 ‘미세즈’는 한때 백화점의 ‘효녀’였다. 신세계 영등포점, 롯데 인천터미널점에서 매장당 월 1억원의 매출을 훌쩍 넘을 때도 있었다. 매출의 35~37%를 가져가는 백화점에는 효녀나 다름없었다. 미세즈는 2018년까지 10개의 백화점 매장 등 전국 18개 점포에서 연 매출 80억원을 올리는 알짜 브랜드였다. 하지만 요즘 미세즈는 롯데, 신세계백화점에서 ‘방’을 빼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송민정 미세즈 대표는 “사옥 담보 대출로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서 사라지는 시니어 여성 브랜드백화점들이 명품 등 해외 브랜드에 매달리면서 토종 패션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국내 브랜드 위주인 시니어 여성복 코너가 통째로 사라질 정도다. 백화점을 찾는 중년 여성들의 눈높이가 젊은 층 못지않게 높아졌는데도 시니어 패션업체들이 기존 충성 고객에 안주해 변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5060 여성 의류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다. 패션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중년 여성복 시장을 개척한 디자이너들이 로드숍에서 성공을 거둬 백화점으로 진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수아, 손석화, 강희숙, 이문희 등 2010년대 초반까지 명성을 날렸던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선보였다. 백화점 업계는 60대까지는 ‘어덜트 컨템퍼러리’, 60대 이상용 브랜드는 ‘엘레강스’로 분류하기도 했다.26일 백화점 3사에 확인한 결과, 중장년 여성용 국내 패션 브랜드들은 초토화 직전이다. 일찌감치 해외 수입 브랜드 위주로 백화점 구색을 바꾼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 강남점, 부산센텀시티점 등 핵심 점포에서 시니어 코너를 없앤 지 오래다. 영등포점도 작년 10월 중장년 여성 코너를 뺐다.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 기준 현대백화점의 시니어 여성 브랜드 매출 비중은 1%에 불과하다.코로나19는 이런 현상을 가속화했다. 명품과 가구·인테리어 등 리빙 상품에 소비자가 몰리자 백화점들이 중장년 여성 브랜드를 없애거나 수도권 외곽 점포로 빼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최근엔 토종 브랜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롯데백화점마저 명품과 수입 가구·인테리어 브랜드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소공동 본점이 지난 5월 말 시니어 브랜드 절반을 철수시킨 데 이어 2022년에는 잠실점도 본점을 따라갈 예정이다. 명품에 코 꿰인 백화점들백화점들은 ‘제 코가 석자’라는 입장이다. 가격과 서비스에서 어중간한 방식으로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세에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초고가 전략과 VIP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이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해외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수입 브랜드들을 대거 들여온 덕분”이라고 말했다.롯데백화점이 토종 브랜드를 철수하고 해외 리빙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 수수료 ‘10년 제로’ 등 무리한 요구를 할 때 방패 역할을 한 곳이 롯데였다”며 “국내 경쟁사들이 명품에 ‘올인’하자 롯데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오갈데없는 중년 브랜드 품은 스타트업일각에선 백화점과 패션업계 모두 근시안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의 시니어 브랜드들이 사라질 뿐, 50대 이상 여성 고객층의 소비력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60대는 자신의 나이를 6~12년 정도 젊게 인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나이 먹었다는 사실을 굳이 상품(시니어 브랜드)을 통해 재확인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에이지리스(ageless, 나이 무관)’ 상품에 꽂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 브랜드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퀸잇(queen it)’과 같이 스타트업이 중장년 여성을 겨냥해 구축한 패션 플랫폼이 뉴 시니어 공략에 성공한 것은 백화점 3사에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해 9월 라포랩스라는 스타트업이 내놓은 패션 앱 퀸잇은 누적 다운로드 170만 건을 넘어섰다. 1월 대비 거래액이 10배 이상 늘어난 성장세에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등 외부 기관들이 잇따라 투자에 나서면서 올해만 165억원을 유치했다. 마리끌레르 지센 막스까르따지오 등 중장년 여성 브랜드 300개가 입점해 있다. 미세즈도 퀸잇 입점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박동휘/김종우 기자 donghuip@hankyung.com
신세계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손잡고 스타벅스 본사로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전체 지분 가치는 약 2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GIC는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을 인수하는 방안을 확정 짓고 다음주 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타벅스인터내셔널과 이마트가 각각 지분 50%씩을 나눠 보유 중이다. 거래 대상 지분 50% 중 GIC가 30%를, 이마트가 나머지 20%를 인수한다. 계약 이후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70%를 보유하고 GIC가 30%를 보유하는 구조다.GIC는 해당 지분가치를 8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조6000~2조7000억원이다. 앞서 2019년 말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매각을 검토할 당시 기업가치를 1조원대로 평가한 바 있다. 이마트 측은 지분 확대를 통해 스타벅스의 국내 판매와 관련된 독점 권한을 보유하게 됐다. 기존 신세계백화점·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사업은 물론 스타벅스 매장 내 자체상품(PB) 및 기획상품(굿즈) 판매 등 여러 시너지방안을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가 되다보니 그룹 내 다른 사업들과 연계하거나 독점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보다 제약없이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세계와 GIC 측은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의 상장(IPO) 등 회수 방안에도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신세계가 향후 스타벅스코리아와 관련된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대신 GIC 측은 일정기간 이후 상장과 관련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다. 주주 걸림돌 없이 사업 확장을 꾸릴 수 있는 전략작투자자(SI) 신세계와 투자 회수를 고려해야할 재무적투자자(FI) GIC의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했다는 분석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997년 이마트와 스타벅스인터내셔널이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설립됐다. 국내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앞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장 수만 1500개에 달하는 대표적인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1조9284억원, 영업이익 1644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신세계 입장에선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배당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순이익의 절반 가량인 600억원씩을 주주에 배당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오프라인 커피전문점이 일부 타격을 입었음에도 '사이렌 오더(원격 주문)' '드라이브 스루' 등의 방식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IB 업계 관계자는 "GIC 역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같은 성장세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세계그룹은 이번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로 올해 M&A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플레이어로 뛰어올랐다. SK그룹으로부터 프로야구단을 인수(1000억원)한 데 이어 여성의류플랫폼 W컨셉(2650억원), 이베이코리아 인수(지분 80%, 3조4000억원)에도 성공했다. 올해 들어만 M&A에 약 4조3000억원을 쏟아부으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차준호 / 김종우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