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승계' 장수기업을 키우자
(8) 부동산보다 가치 떨어지는 기업승계

이영한 서울시립대 교수 분석
기업 대신 부동산 상속 95억 이득
국내 1세대 중소기업 창업주 사이에선 ‘까다로운 기업승계보다 현금 또는 부동산을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실제 2세 경영자가 기업 지분을 상속·증여받는 것보다 수익용 부동산을 받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업 물려받는 것보다 부동산 상속이 경제적 이득"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승계를 위한 조세지원의 필요성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선대 경영자로부터 기업승계를 받는 상속인(A)과 부동산 등 수익용 자산을 받는 상속인(B)의 현재가치 기준 경제적 이득을 계산했다. A와 B는 비상장주식과 수익용 부동산을 각각 1000억원 규모로 물려받는다고 가정했다. 상속받은 뒤 20년간 운영 및 매각했을 때 현금의 현재가치(순현재가치·NPV)를 각각 산정해 비교했다. NPV는 현금 유입의 현재가치에서 현금 유출의 현재가치를 뺀 값으로 투자 결정의 기준 등으로 쓰인다.

A의 경우 20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 5%를 내면서, 매년 20% 배당성향(총배당액/순이익)을 유지하는 기업을 모델로 삼았다. 그 결과 20년간 기업의 순이익 중 법인세·배당소득세를 뺀 후의 현금 현재가치(74억원)와 기업 매각 시 양도소득세를 낸 뒤 세후 현금의 현재가치(558억원) 합계에서 처음 기업 승계 시 상속세(492억원)를 빼면 A가 기업승계를 선택했을 때 ‘순현재가치’는 140억원으로 추산됐다.

B의 상속세 세액도 A와 같은 492억원이었다. 수익용 부동산 수익률은 연 5%로 가정했다. 매년 수익에서 종합소득세를 낸 후 현금의 현재가치(350억원)와 20년 뒤 자산 매각 시 세후 현금의 현재가치(377억원) 합산액에서 상속세(492억원)를 빼면 B가 수익용 부동산을 상속받아 운용했을 때 순현재가치는 235억원이 나왔다. 이 교수는 “수익용 부동산은 상속 20년 뒤 1000억원의 가치를 유지한다는 보수적 가정으로 계산했다”며 “실제 실물 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게 일반적인 현상임을 볼 때 부동산 자산 매각에 따른 가치는 235억원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승계를 받은 경영자의 업무 난이도를 부동산 자산 관리 노력과 비교했을 때, 선대 경영자가 자녀에게 기업승계를 해줘야 할 동기가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가로선 기업승계가 늘어야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등 납세로 더 도움이 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승계기업 성장에 따른 국가 기술 수준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 효과는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귀중한 가치”라며 “고령화되는 중기 경영진이 원활하게 승계할 수 있도록 조세 지원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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