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는 언제 올랐을까…"최대 실적 앞서 신고가"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고점을 찍고 내려와 반년 넘게 옆걸음치면서 반등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과거에 어땠을까?
◇ 주가 '사상 최대 실적' 선반영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호조에 앞서 미리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2011년 8월 주가는 저점을 형성한 뒤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 2013년 1월 초 3만1천520원(수정 주가)을 찍으며 신고가를 썼다.

2012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29조원을 기록했다.

연초 신고가를 찍은 2013년에는 3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014~2016년 주가는 신고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 기간 영업이익은 30조원을 밑돌았다.

횡보하던 주가를 다시 끌어올린 건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었다.

2017년 영업이익이 53조6천억원으로 최고 성적표를 써낸 데 이어 2018년에는 58조9천억원으로 전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가는 2016년 8월 3년 7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뒤 2017년 11월 5만7천220원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주가는 언제 올랐을까…"최대 실적 앞서 신고가"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2년 2개월간 횡보했다.

실적은 2018년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주가는 2017년 11월에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주요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가격이 오를 때 실적이 좋아지는데 그런 기대감은 다양한 지표에서 예지할 수 있다"며 "그러면 그 분기에 (메모리) 가격이 오른다면 실적은 그다음 분기에 좋더라도 주가는 선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보의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선반영하는 측면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2010년 이후 (실적과 주가의) 방향이 달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에 영향이 없었던 것은 선반영된 결과라고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최근 주가가 횡보를 이어가는 데에는 작년 11월부터 연초까지 주가를 끌어올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를 두고 의구심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우 센터장은 "'반도체 주문이 실제 수요를 앞서간 게 아니냐', '일부 더블 부킹(중복 주문)이 있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얘기가 있다"며 "슈퍼사이클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그렇다 보니 '확인하고 사자'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근본적인 건 삼성전자 주가에서 '빅 랠리'(강한 상승)가 났다"며 "그렇다 보니 숨 고르기가 펼쳐지는 기간으로 봐야겠다는 인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63배다.

지난 1월 고점 당시 17.19배보다 낮아졌으나 2012년 이후로 보면 여전히 상위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언제 올랐을까…"최대 실적 앞서 신고가"
◇ "반도체 업황에 좌우"…'성장스토리 보여줘야' 지적도
향후 주가는 결국 반도체 업황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노트북 등 세트(완성제품) 업체, 서버 업체와 같은 고객사들의 수요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노근창 센터장은 "이익에서 D램이 중요하고 D램에서 서버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마존·구글 등) 서버 고객들의 재고가 많다.

재고 소진이 되면서 새롭게 재고를 축적하는 시점이 중요한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승우 센터장은 "세트 업체들의 실적과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며 "세트 업체들과 서버 업체들의 실제 투자가 증가하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고 확인되기 전까지 주가는 압도하거나 강한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기존 강점 외에도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이 제조업 상장사 중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전망치의 변화율이 높은 종목의 수익률이 영업이익·순이익의 변화율이 높은 종목을 앞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8년간 삼성전자 매출액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1%에 불과하다.

이에 파운드리 실적 개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