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네이쳐홀딩스서 F&F로 SI 바꾼 센트로이드PE
더네이쳐 측 "센트로이드의 일방통보에 당황"
센트로이드 "딜 클로징 위한 최선의 선택"
≪이 기사는 07월21일(08: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센트로이드 입장에서도 돈을 못 구해 딜을 어그러지게 할 순 없는 일 아니냐."(투자은행 업계 관계자)

"더네이쳐홀딩스가 이미 1000억원도 준비했다는데 갑자기 SI 선정을 철회하고 경쟁사와 손을 잡은 건 상도에 어긋난 일이다."(인수·합병 업계 관계자)

글로벌 '빅3'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서 매수자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가 전략적 투자자(SI)를 더네이쳐홀딩스에서 에프앤에프(F&F)로 교체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달 SI을 선정할 때 F&F를 포함해 10여곳의 패션·유통 업체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이미 치렀기 때문이다. 당시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의 의류 생산 및 판매를 위해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인기 브랜드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키운 경험 등을 보유한 더네이쳐홀딩스를 최종 SI로 선정했다"고 이유를 밝혔었다.
더네이쳐홀딩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더네이쳐홀딩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SI 교체의 핵심 이유는 간단하다. 돈 때문이다. 기존 SI였던 더네이쳐홀딩스는 후순위로 1000억원의 지분을 투자키로 했었다. 하지만 펀딩에 어려움을 겪던 센트로이드측이 "부족한 돈을 메워주겠다"며 '러브콜'을 계속 보내오는 F&F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 것.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김창수 F&F 회장이 현금 동원력,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성공 경험 등 모든 면에서 자신있어 했기 때문에 테일러메이드 SI에 관심이 높았다"며 "돈은 얼마든 메워줄테니 우리에게 SI를 달라는 요청을 센트로이드가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에서 골프웨어를 내놓은 것도 김 회장의 골프웨어 사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F&F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최근 골프의류를 선보였다.

F&F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최근 골프의류를 선보였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졸지에 투자 기회를 날리게 됐다. 테일러메이드 의류 제조사업도 물 건너갔다. 특히 더네이쳐홀딩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과 F&F의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다. 이 때문에 패션업계에선 "다른 곳도 아닌 F&F에 테일러메이드 사업권을 뺏긴 건 더네이쳐홀딩스 입장에서 매우 뼈아픈 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센트로이드측에서 더네이쳐홀딩스에 법적으로 져야 하는 책임은 없다. 반대로 만약 더네이쳐홀딩스가 약정 기간 안에 1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엔 100억원(10%)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조항만 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다는 후문이다.

지난 19일 더네이쳐홀딩스는 "양사 합의를 거쳐 전략적 투자자 선정을 철회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사 합의'라고 기재했지만 사실은 센트로이드측의 일방 통보였다는 게 더네이쳐홀딩스의 설명이다.

더네이쳐홀딩스 관계자는 "돈을 못 구해 계약이 깨지게 생겼다고 센트로이드에서 찾아와서 읍소를 하는데 우리로선 아무 방도가 없어 철회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투자의 세계'는 냉정한 것이란 분석도 많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회사 규모로 보나 브랜드 운영경험으로 보나 더네이쳐홀딩스보단 F&F를 SI로 확보하는 게 펀딩에 훨씬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센트로이드가 스스로 자금을 마련할 능력이 부족한 것을 더네이쳐홀딩스의 능력 탓으로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지난달 9일 테일러메이드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KPS캐피털파트너스와 경영권 및 지분 등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센트로이드 제7호와 제7의1호 바이아웃 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설립했고 이 PEF 두 곳이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인수 구조는 SPC 전체 2조692억원 중 인수금융으로 1조원, PEF(센트로이드 제7의 1호)를 통한 중순위 메자닌으로 4633억원, PEF(센트로이드 제7호)를 통한 후순위 지분투자로 6059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F&F는 중순위 메자닌에 1000억원, 후순위 지분투자에 3000억원을 각각 투자키로 했다. 이 중 계약일인 8월 이전까지 메자닌 투자금액은 외부에 재매각(셀다운)할 예정으로, F&F의 직접 출자금액은 지분투자 3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F&F는 이날 테일러메이드 투자를 위해 3000억원을 금융회사로부터 차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양사는 최종 계약을 거쳐 오는 8월 초 출자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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