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순이익 2.4조…44% 증가
하나 1.7조·우리 1.4조 "중간 배당"
금융지주, 상반기 '역대급 실적'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이 올 상반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났고, 주식 열풍과 ‘보복소비’ 등으로 증권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KB금융은 22일 올해 상반기에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이며 전년 동기보다 44.6% 증가했다. 연간으로 4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나금융도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30.2% 증가한 1조7532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1조4197억원)은 지난해 연간 실적(1조3072억원)을 뛰어넘었다.

은행이 예대금리차로 벌어들인 순이자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4조6832억원에서 5조4011억원으로 15.3%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도 3조3226억원으로 13% 증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대출 자산이 꾸준히 늘어났고 시중 유동자금이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조달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 자회사들이 급성장하면서 수익원도 다각화하는 양상이다.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1290억원에서 올해 3740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신용카드사들의 실적 개선도 뚜렷했다. 하나카드는 117.8% 증가한 142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하나·우리금융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
빚투·영끌 대출 바람에…금융지주사 '코로나發 호황'
하나금융 상반기 순이익 1.7조원…작년 한해 실적 넘어
대형 금융지주회사들이 ‘코로나발(發)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금융지주, 상반기 '역대급 실적'

22일 2조4743억원의 반기 순이익을 발표한 KB금융은 연간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4조원대에 진입할 게 확실시된다. KB·하나·우리금융이 올해 반 년 동안 낸 순이익은 5조6500억원으로 이미 작년 한 해 이익(7조4000억원)의 80%에 육박했다. 올 들어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은행 중심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도 1년 새 순이익을 2배 안팎으로 끌어올리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좀비 기업’의 부실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다 지금의 호실적을 허리띠를 졸라매 일궈낸 ‘불황형 흑자’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제히 역대급 깜짝 실적
이날 발표된 KB금융과 하나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KB금융의 순이익은 2조4743억원, 하나금융은 1조75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우리금융도 상반기 1조4197억원의 순이익이라는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KB금융은 시장 전망치를 6%, 하나금융은 10%, 우리금융은 무려 22% 웃돌았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균형 성장이 돋보였다. KB금융은 상반기 이자이익이 5조401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5.3%(7179억원), 하나금융은 3조2540억원으로 13.7%(3930억원) 늘었다. 대출 성장세가 이어진 데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효과다. 상반기 KB·하나금융의 NIM은 각각 1.82%, 1.67%를 기록해 작년 말 바닥을 찍은 뒤 오름세를 이어갔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부동자금이 이자가 거의 없는 요구불예금으로 들어오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비은행 계열사도 약진했다. KB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32.7%(4513억원) 증가한 1조8326억원, 하나금융은 16.7%(1804억원) 증가한 1조2613억원이었다. 증가폭이 모두 이자이익보다 컸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황, 투자은행(IB) 활성화로 증권 수입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며 “소비 회복에 힘입어 카드 수수료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은행 쏠림’도 옅어졌다. 올 상반기 KB금융과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벌어들인 이익은 각각 전체의 45.2%, 37.3%로 1년 전보다 7~18%포인트 뛰었다.

실제 KB증권은 올 상반기 작년보다 191% 급증한 3744억원, KB국민카드는 163.8% 급증한 252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투자도 60% 증가한 2760억원, 하나카드는 117.8% 늘어난 1422억원을 기록했다. ‘맏형’인 은행의 이익 증가폭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14.1% 증가한 1조4226억원, 하나은행은 17.9% 증가한 1조253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역대급 실적 행진 계속될까
금융사들은 역대급 실적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NIM이 앞으로 올라갈 일밖에 없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이성욱 우리금융 전무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이익이 향후 1년간 약 175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위험에 대해서도 대비를 철저히 해 코로나 장기화에도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공통적인 설명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작년에 코로나19 관련 경기대응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대폭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올해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까지의 호실적이 유례 없던 증시 호황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용 절감 덕이란 지적에서다. 대표적으로 보험사의 경우 작년 코로나19를 맞아 사업비를 줄인 데다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흑자 폭이 늘었다.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고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증가 효과를 본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향후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고 빅테크를 필두로 금융업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금융사의 수익성도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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